학원을 다녀오던 여고생이 다리 난간을 넘어 투신하려는 40대 남성의 다리를 붙잡고 매달려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지난 12일 오후 8시 53분경 경북 경찰 112 치안 종합상황실에 여고생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이 학생은 “경찰이죠. 형산강 다리에서 누가 뛰어내리려고 해요. 빨리 와주세요”라고 말했다.
신고자는 학원을 마치고 귀가 중이던 포항중앙여고 3학년 김은우 양이다.
당시 김 양은 포항 형산강 연일대교 난간을 넘어 투신하려는 40대 남성 A 씨를 발견하자 그의 두 다리를 부여잡았다.
남성은 형산강을 향해 온몸을 숙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양은 “아저씨, 안 돼요. 저랑 얘기 좀 해요. 제발 제발”이라고 애원했다.
그러면서 112신고와 동시에 온 힘을 다해 경찰이 올 때까지 버텼다.
신고를 받고 인근 지구대에서 출동한 경찰관은 A 씨를 끌어내려 진정시킨 후 가족에게 인계했다.
경찰은 “A 씨가 어려운 삶을 비관해 술을 마시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김철문 경북경찰청장은 자살기도자를 구조한 김 양에게 소중한 생명을 살린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표창장을 수여했다.
김 양은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젖 먹던 힘까지 내서 아저씨를 붙잡고 있었다. 아저씨가 살아서 정말 다행이고, 무슨 일인지는 제가 잘 모르겠지만 마음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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