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직원을 괴롭혀(욕설·폭행) 한 차례 징계를 받았던 한국가스기술공사 차장급 직원이 또다시 다른 부하 직원을 때려 치아가 부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공사 규정에 따라 가중처벌 대상이지만 회사 측은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 처분에 그쳤다.
16일 한국가스기술공사에 따르면 부하 직원을 폭행하고, 휴무일에 업무 지시를 하는 등 직원들을 괴롭힌 사실이 확인된 차장급 직원 A 씨에게 최근 감봉 처분을 내렸다.
공사 감사실 조사 결과 A 씨는 합숙 생활을 하는 부하 직원 B 씨와 방에서 말다툼하는 과정에서 얼굴과 머리를 때렸다. 충격으로 B 씨의 치아가 부러졌다. 폭행 외에 A 씨의 직장 내 괴롭힘도 인정됐다. A 씨는 부서 다른 직원들에게 휴무일에 일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직원이 동의하지 않았는데 특정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강제 지시한 것으로 감사 결과 확인됐다.
지난 2월 개최된 기술공사 인권침해 구제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휴무일에 업무를 지시한 행위는 업무상 적정 범위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며 “특정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일방적으로 강제한 행위도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한 지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조사를 이어온 공사 감사실은 A 씨가 2021년에도 직장내 괴롭힘(욕설·폭행) 금지 규정을 위반해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 당시 징계 때문에 A 씨는 2023년 2월까지 승진이 제한됐다. 공사 상벌 규정에는 승진 제한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1년 이내 징계 사유가 또다시 발생하면 가중처벌 대상이 된다.
공사 감사실은 A 씨에게 최대 강등 처분을 요구할 수 있었지만 “깊이 뉘우친다”는 말을 받아들여 한 단계 낮은 정직 3개월을 요구한다고 인사부서에 통보했다. 하지만 공사는 인사위원회를 열고 정직보다도 더 낮은,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앞서 14일 한국가스기술공사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인정된 과장급 직원 C 씨 역시 감봉 1개월 처분에 그쳤다.
그는 2016년~2022년 부하직원 3명과 함께 천연가스 배관망 굴착공사 현장에서 현장 제반 사항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으면서 공사 현장에 개와 고양이를 기르면서 직원들에게 사료를 주고 산책시키도록 요구한 것으로 감사에서 드러났다. 또 퇴근 후 현장 인근에 있는 저수지에서 민물새우를 잡는 데 부하 직원을 동원하기도 했다.
C 씨는 “직원들과 합의해서 개와 고양이를 키우고, 산책 등은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며 “새우잡이도 자발적 행동이었고, 강요로 인한 직원 불만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감사실 측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감사실 측은 “다른 직원들 직위보다 C 씨 지위가 높고 관계상 우위에 있으며, 개와 고양이 관리, 민물새우잡이 행위가 업무시간 외에 지속해 이뤄진 점은 업무상 관계가 없다”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C 씨에게 감봉 2개월 처분을 요구했지만 공사 인사위원회는 지난달 감사실이 요구한 절반 수준인 감봉 1개월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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