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美 실리콘데저트’ 손잡는다…김동연, 애리조나와 첫 우호 협약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6일 14시 29분


홉스 주지사 만나 기업교류·첨단산업·기후위기 협력 합의
경기지역 기업과 공동기술 개발·추가 투자 등 추진
반도체 기업 온세미 본사 찾아 경기도 추가 투자 독려
차세대융합연구원·한양대-애리조나 주립대 LOI 서명


“판교와 실리콘 디저트(Silicon desert)가 반도체, 배터리, 스타트업에서 더 많은 협력관계를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시 주 청사에서 케이티 홉스(Katie Hobbs) 주지사와 우호 협력 협약식을 체결한 뒤 기자들 앞에서 이렇게 약속했다. 애리조나는 텍사스, 미시간, 캘리포니아에 이어 경기도와 우호 협력관계를 맺은 미국의 네 번째 주(洲)가 됐다.

홉스 주지사는 “협력의 의지를 공식적인 서류로 남기는 체결식은 두 지역뿐 아니라 국제사회를 위해 필요한 혁신과 기술 발전을 해나가겠다는 약속”이라며 “두 지역의 경제에 기여하고, 인재를 양성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답했다.


협약에 따라 경기도와 애리조나는 전기차와 배터리,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산업에 대해 협력할 예정이다. 또 기업교류와 스타트업, IT, 청년, 문화·체육, 기후 위기 등의 분야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LG는 최근 퀸크릭에 55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확대했고, 애리조나는 지난해 10월, 서울에 애리조나 통상사무소 문을 열었다.

김 지사는 협약식에 앞서 홉스 주지사와 30여 분간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김 지사는 “애리조나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까지 하는 실리콘 디저트가 있는데, 판교와 협력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라고 전했다.


국제교류 협력 강화와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6~18일 11박 13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방문길에 나선 김 지사는 반도체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애리조나주를 찾았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홉스 지사가 지난해 9월, 김 지사를 서울에서 만나 두 지역의 혁신동맹 의지를 다졌다.

미국으로 돌아간 홉스 지사는 두 달 후 김 지사에게 편지를 보내 “경기도와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애리조나에 지사님을 초대하고 싶다”라고 제안했다.


미국 서남부 사막 지대에 있는 애리조나는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에서 이름을 딴 ‘실리콘 데저트(Silicon desert)가 조성돼 최근 첨단산업 분야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애리조나 피닉스, 투산, 글렌데일은 기술 분야 기업들이 밀집해있는 혁신클러스터로 반도체,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등 첨단산업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경기도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중심지라는 공통점을 매개로 교류 관계를 새롭게 구축할 예정이다. 애리조나는 지역 특성상 기후 위기 대응에 관심이 높다. 홉스 주지사는 기후 대응에 적극적인 주지사들이 모인 미국 기후동맹(U.S. Climate Alliance) 구성원이기도 하다.


김 지사는 애리조나와 협약식에 앞서 전력반도체 핵심 기업인 온세미 본사에서 하싼 엘 코우리(Hassane El-Khoury) 회장을 만나 경기도 중소기업과의 상호협력과 추가 투자 등을 당부했다.

애리조나 피닉스에 본사를 둔 온세미는 자동차 산업과 전기자동차, 에너지 그리드, 산업 자동화, 5G, 클라우드 인프라 등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만 83억 달러다.

1974년 부천에서 창업한 한국반도체의 후신 기업을 2016년 온세미가 인수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온세미가 한국반도체의 역사와 함께하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부천에 차세대 비메모리 전력반도체 최첨단 연구소와 제조시설을 준공했다. 반도체 분야 혁신기업들도 자리를 함께해 애리조나대 반도체 부설 연구소(AEP Core)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오전에는 애리조나 주립대에서 차세대융합기술원과 한양대, 애리조나 주립대간 반도체분야 국제기술 기술개발 의향서(LOI)에 합의했다. 애리조나 주립대는 대학 내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부설 연구소(AEP Core)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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