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죽었어요”…눈에 멍든채 숨진 8살 아이, 부모 학대·방임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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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17일 1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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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강릉에서 숨진 8세 아동이 생전 부모로부터 학대와 유기, 방임을 당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강원경찰청은 최근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부모 등 3명을 구속했다.

지난달 4일 오전 11시 30분경 강릉시에 있는 한 주택에서 A 군(8)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A 군의 어머니는 자신의 동생인 B 씨를 통해 119 구급대에 신고했다. 구급대원과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아이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발견 당시 A 군은 왼쪽 눈에 오래된 멍이 들어 있었고, 다른 외상은 없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 군 어머니는 “지난 3일 저녁 아이가 깨어 있다 잠이 든 모습을 목격했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숨을 쉬지 않아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과 지자체는 약 2년 전부터 A 군 가정을 관심 대상으로 분류해 점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3월 25일에는 A 군이 눈에 멍이 든 채로 등교해 교사가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하기도 했다. 신고 당일 경찰과 시청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곧장 확인에 나섰지만 A 군은 이렇다 할 진술을 하지 않았다.

경찰과 전담 공무원은 동생과 면담을 진행했고 아이로부터 “삼촌(B 씨)이 때렸다”는 진술을 확보해 같은 달 29일 시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았다.

그사이 28일까지 등교했던 A 군은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사흘간 결석했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과 금융계좌 거래명세 분석, 통신 수사, 참고인조사 등 전방위적으로 수사한 끝에 아동학대 혐의를 확인했다. 피의자들은 대부분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A 군에 대해 정밀 부검을 진행한 결과 사망에 이르게 할 외상이나 장기 손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경찰은 피의자들의 유기·방임 행위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경찰은 부모를 포함한 피의자 총 4명 중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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