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법원의 접근금지명령에도 친부에게 연락해 돈을 빌리려 한 20대 아들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2단독 하상제 부장판사는 최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16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160시간의 스토킹 재범 예방 강의 수강 명령을 내렸다.
하 부장판사는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아버지 B씨에게 1500여 차례에 걸쳐 돈을 달라고 연락하는 등 스토킹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11월 법원으로부터 B씨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잠정조치를 받고도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2020년부터 2올해까지 수천회에 걸쳐 상습도박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2020년부터 범행 전까지 친부 B씨한테 “주식과 가상화폐를 하는 데 투자금이 필요하다”며 약 17억원을 빌려 도박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거액의 돈을 빌려 가고 갚지 않는 점 등을 의아하게 생각한 부친은 뒤늦게 A씨가 도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돈을 줄 수 없다고 거절했으나 아들은 계속해 돈을 요구해 왔다.
A씨는 부친이 이사를 가고 자신의 번호를 차단하자 계좌에 1원씩 송금하면서 메시지를 남기는 수법 등으로 돈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년에 이수명령을 구형했다.
A씨를 직접 경찰에 신고했던 부친은 이 사건 재판이 시작되자 뒤늦게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반성과 속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상처 입으신 아버지에게 속죄할 수 있도록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 화목한 가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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