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점포 개점 위한 투자협약
시, 보조금 지원 조례 개정 등 노력
연내 착공해 2026년 설 개점 목표
일자리 창출-경제 활성화 등 기대… 지역 소상공인 보호 상생협약 추진
“거리가 멀어 한 번 갈 때마다 불편했는데, 전북에도 문을 연다니 반가운 소식이네요.”
전주에 사는 주부 김모 씨(45)는 미국계 창고형 대형할인점이 익산에 문을 연다는 소식에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우리 지역엔 매장이 없어 소외된 것 같았다”며 “가까운 곳에서 좋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길이 열려 좋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에 870여 개, 국내에도 18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미국계 창고형 대형할인점인 코스트코가 익산에 입점하기로 하면서 전북 소비자들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르면 2026년 초 개점을 목표로 추진되는 익산점은 호남권 최초의 코스트코다.
19일 익산시에 따르면 시와 전북도, 코스트코코리아는 이달 초 점포 개점을 위한 투자 협약(MOU)을 맺었다. 익산점은 왕궁면 3만7000㎡ 부지에 800억 원을 들여 만들어진다. 건축설계와 허가를 거쳐 연내 착공에 들어가 이르면 2026년 설 연휴 전에 문을 여는 게 목표다.
● 곡절 있었지만 끈질긴 유치 노력
2021년 말에도 입점이 추진됐다가 무산된 적이 있었다. 코스트코가 익산 왕궁물류단지 측과 4만9586㎡ 부지에 대한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2022년 12월에는 지구 단위 변경 승인서(사업계획서)까지 제출돼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한껏 커졌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코스트코가 왕궁물류단지 측에 “사업 추진이 불투명하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2022년 말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행정 절차와 부지 조성이 지지부진해서다. 그러면서 다른 지자체들이 코스트코 유치에 눈독을 들였다.
이에 익산시는 그동안 민간 주도로 이뤄지던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코스트코 입점 대응 특별기획팀(태스크포스)을 꾸리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마다 회의를 진행하며 대응했다. 코스트코코리아를 찾아가 국가식품클러스터 인근인 왕궁면 일대를 비롯한 3, 4개의 대체 용지를 제시했다. 코스트코 측은 현지 실사를 통해 토지주에게 입점 의향서를 전달하고 토지 매매계약 협의를 진행했다.
대체 용지를 제시하고 토지계약을 주선한 익산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투자보조금도 주기로 했다. 익산시의회는 지난해 7월 3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거나 50명 이상 상시 고용하는 물류 도소매업에도 투자금의 5% 범위에서 최고 50억 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을 비롯한 익산시의 이 같은 노력은 결국 투자협약으로 이어졌다.
● 상생 협약 추진 소상공인 보호
익산시는 코스트코 입점으로 정규직 일자리 200여 개가 만들어지고 인근 지역 유동 인구 등의 유입으로 경제 활성화를 비롯한 관광 활성화 등의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트코에 가기 위해 다른 지역까지 가던 소비자를 붙잡아 이들의 소비가 온전히 전북에서 이뤄질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창고형 대형할인점 입점으로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우려돼 이들에 대한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익산시는 코스트코와 지역민 우선채용, 지역 우수제품 입점, 지역사회 공헌 등의 내용을 담은 상생 협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소상공인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보호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 시장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코스트코 익산점 개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지역과의 상생을 고려해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