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9일 음주운전·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와 사건 관련자에 대해 출국금지를 신청했다. 출국금지 대상은 김 씨와 김 씨의 매니저, 소속사 대표, 본부장 등 총 4명이다. 아직 법무부 승인은 나지 않았다.
앞서 김 씨는 9일 오후 11시 5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왕복 2차로에서 뺑소니 사고를 냈다. 하지만 약 2시간 후 매니저가 경찰에 대신 출석해 거짓 자수한 사실이 밝혀지며 ‘운전자 바꿔치기’ 논란이 일었다. 김 씨가 사고 직후 매니저에게 직접 전화해 “대신 출석해서 사고를 처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자 소속사 대표가 “거짓 자수를 지시한 건 나였다”며 입장문을 내고 사과하기도 했다.
김 씨는 사고 후 약 17시간 만인 10일 오후 4시 반경 경찰에 출석해 뺑소니 사고를 낸 사실을 시인했지만, 이때도 음주운전 혐의는 부인했다. 당시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0.03%) 미만이었다. 하지만 김 씨가 사고 전 음주를 했다는 여러 정황과 음주로 판단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등이 알려지자 김 씨는 뺑소니 사고를 낸 지 10일만인 지난 19일 오후 사과문을 내고 “저는 음주운전을 했다”고 인정했다.
김 씨의 사건이 처음 알려진 14일부터 “음주운전은 아니었다”는 입장을 내는 등 수차례 김 씨의 혐의를 두둔한 소속사도 19일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며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한편 김 씨는 공식 사과문을 전한 19일 밤 자신의 팬클럽 온라인 커뮤니티에 “우리 아리스(김 씨의 팬덤 이름) 식구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며 “조사가 끝나고 모든 결과가 나오면 이곳 집으로 돌아오겠다”고 적었다.
그는 “술을 한잔이라도 입에 대면 핸들을 잡으면 안 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저의 어리석은 판단으로 인해 이렇게 많은 식구들이 아파한다는 걸 꼭 굳이 직접 겪지 않아도 알아야 어른의 모습인데 참으로 어리석은 저의 모습이 너무나 싫다”고 했다. 이어 “죄 지은 사람이 말이 길면 뭐하겠나”며 “우리 식구들의 꿈을 저버리지 않으려면 열심히 사는 것밖에 없을 것 같다. 가슴 속에 하나하나 새기며 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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