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취업 시켜주겠다며 청년들을 불러 모은 뒤 여권을 뺏고 감금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감금한 청년들은 대규모 투자사기에 동원됐다.
대구경찰청은 21일 미얀마를 거점으로 둔 투자사기 조직 총책 A 씨 등 37명을 검거해 이 중 1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사기 조직은 고수익을 미끼로 “해외 취업 시켜주겠다”고 속여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취업의 꿈을 품은 청년들이 향한 곳은 미얀마와 라오스, 태국이 만나는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 과거 마약 밀매로 악명을 떨친 곳이다.
이들을 기다린 건 악몽 같은 현실이었다. 이들은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긴 뒤 무장 경비원이 있는 건물에 감금됐다. 이곳에서 청년들은 사기 범행을 강요당했다.
범죄 조직은 이들을 바람잡이로 앞세워 오픈채팅방을 통해 본격적인 투자 리딩 사기 판을 벌였다.
불특정 다수에게 채팅방 초대 링크를 보내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로 수익을 낸 것처럼 속였다. 조직은 “비상장 코인을 매수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금을 끌어모으고, 환급을 요구하면 “수수료를 내야 돈을 출금할 수 있다”며 시간을 끌다가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이런 방식의 투자 사기에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308명, 피해 금액은 256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미얀마 주재 한국 대사관 요청으로 현지 경찰이 추적 끝에 우리 국민 19명을 구출했다. 이들이 국내 입국한 후 대구경찰청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해외에 체류하는 다른 총책 B 씨 등 6명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뒤를 쫓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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