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김계환 사령관 휴대전화서 ‘VIP 격노’ 녹취 확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3일 2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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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4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4.05.04. 뉴시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이른바 ‘VIP(대통령) 격노설’이 언급된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또 최근 해병대 고위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면서 “김 사령관과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 등에게서 여러 차례 ‘대통령 격노설’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김 사령관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내용을 언급한 녹취 파일을 김 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이 자신의 참모와 통화하던 중 이런 내용이 언급됐다고 한다. 공수처가 대통령 격노설과 관련해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령은 지난해 7월 31일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한다는 내용의 언론 발표를 준비했지만, 당일 김 사령관이 이를 취소시키며 “VIP(윤 대통령)가 격노하면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 사령관은 군 검찰 조사와 군사법원 재판에서 “박 대령이 항명 사건을 벗어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라고 반박해왔다. 김 사령관은 최근 공수처에서 받은 두 차례 조사에서도 대통령 격노설을 본인이 얘기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면서 박 대령과의 대질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또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 한 해병대 고위 관계자로부터 지난해 8월 1일 해병대 내부 회의에서 김 사령관이 대통령 격노설을 언급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공수처 조사에서 “김 사령관이 ‘대통령실에 있는 사람들 얘기를 건너 들어보니 대통령이 격노했다더라’라고 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박 대령 외의 인물이 김 사령관에게 대통령 격노설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은 이 관계자가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또 회의 참석 이후 이어진 저녁 자리에서도 박 대령으로부터 대통령 격노설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국방부 지시를 무시하고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해병대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한 이후에도 박 대령은 이 관계자에게 대통령 격노설을 얘기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김 사령관과 박 대령으로부터 들은 이런 내용을 모두 공수처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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