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못 가면 개근거지래”…초등학생 아들이 울면서 한 말 [e글e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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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24일 09시 43분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부모의 힘든 형편으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초등학생 아들이 친구들로부터 ‘개근거지’라는 놀림을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는 ‘개근거지라는 게 그냥 밈(인터넷 유행어)인 줄 알았는데 우리 아들이 겪어버렸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아버지라는 A 씨는 “어제 아들이 ‘친구들이 개거라고 한다’고 울면서 말하더라”라며 “개거가 뭔가 했더니 ‘개근 거지’더라”라고 전했다.

‘개근거지’는 학기 중 해외여행 등 교외 체험학습을 가지 않고 학교에 빠짐없이 출석하는 아이들을 비하하는 말이다. 실제로 초등학생들 사이에도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경우 외벌이로 월 실수령액이 300~350만 원이고 생활비와 집값을 갚고 나면 여유 자금이 없는 형편이라고 한다.

A 씨는 “학기 중 체험 학습이 가능하다는 안내는 받았는데 안 가는 가정이 그렇게 드물 줄은 생각도 못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는 아들을 달래기 위해 강릉, 경주, 양양 같은 국내 지역 여행을 알아봤지만 아들은 국내 여행은 가기 싫어하는 눈치였다고 한다. 다른 친구들은 괌, 싱가포르, 하와이 등 해외여행을 가는데 자신만 국내로 가는 건 창피하다는 이유였기 때문이다.

A 씨는 결국 아내와 아들만 값싼 항공권으로 해외여행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는 “나 때는 그냥 없는 대로 자라고, 부모께서 키워주심에 감사하며 교복도 가장 싼 브랜드 입고 뭘 사달라고 칭얼거린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정말 비교 문화가 극에 달한 것 같다”며 “결혼 문화나 허영 문화도 그렇고, 정말 갑갑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는 게 참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들은 누리꾼들은 “이제는 교외 체험학습 자체를 없애버리는 게 답인 것 같다”, “요즘 애들 정말 무서운 것 같다. 이런 차별은 선생님과 부모가 엄하게 교육해야하는데 요즘 선생님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그러진 못하는 것 같다”, “아버지의 마음이 어떨지 이해가 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외여행#개근거지#초등학교#초등학생#체험학습#교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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