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절차 확정]
교수들 “증원 정지” 대법에 탄원서
정부 “의사 수 결정작업에 참여를”
24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서 의대 증원이 포함된 대입전형 시행계획이 승인·확정되자 의사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다만 ‘증원 확정 시 일주일 휴진’을 예고했던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휴진 계획을 철회하고 환자 곁을 지키기로 하며 한발 물러섰다.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입장문을 내고 “의대 증원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시킴에 따라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 붕괴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됐다”며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인 정부의 정책 추진에 경악을 금할 수 없으며,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심사숙고 없이 확정해버린 대교협의 무지성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또 “지금이라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철회하고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를 택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 40개 의대 교수들이 참여하는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대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전공의와 의대생이 병원과 학교로 돌아오게 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2000명 증원을 정지시키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오세옥 부산대 의대 교수협의회장은 “(의대 증원 시) 밖에 천막을 치고 수업해야 한다”고 했다. 의사단체는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이 16일 기각·각하된 후 대법원에 재항고한 상태다.
다만 전국 의대 19곳이 모인 전의비의 최창민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희가) 일주일을 휴진한다고 해도 정부가 꿈쩍 안 할 게 뻔하다”며 예고했던 ‘일주일 휴진’을 철회했다. 전의비는 전의교협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의대 교수들의 휴진과 사직을 주도해 왔다. 최 회장은 “교수들은 지금처럼 중증·응급 환자를 진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전공의들에게 면허 정지 등 위해가 가해진다면 (집단 휴진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사직서를 내고 병원 이탈을 선언했던 최 회장도 현재 병원에서 당직을 서는 등 일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에선 내년도 의대 증원이 확정되면서 전공의들이 돌아올 가능성이 한층 줄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의 대형 병원에서 근무했던 한 전공의는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더더욱 복귀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했다.
한편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앞으로 객관적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주기적으로 증원이나 감원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한 틀을 만들 텐데 의료계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중장기적인 필요 의사 수 추계 작업에 의사들도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복지부는 전국 수련병원 100곳에 공문을 보내 “병원장 등이 전공의와 개별 상담을 진행해 복귀 의사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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