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장터 ‘정선 5일장’
청정 산나물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올챙이 국수 등 이색 먹거리 다양
인근선 아리랑 주제 뮤지컬 공연… 전용 열차 운행해 관광객에 인기
22일 낮 강원 정선군 정선읍의 아리랑시장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걸어서 5분 거리의 강변 주차장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차량이 들어차 있었다.
이날은 정선 5일장이 열리는 날. 2, 7일 장인 정선 5일장은 국내 대표적인 전통 장터로 명성을 얻고 있어 장날마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붐빈다. 특히 봄철이면 싱싱한 산나물이 가득해 이를 구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난다.
이날 장터에도 곤드레와 부지깽이, 어수리, 산뽕잎, 고사리, 취나물 등 소량으로 비닐봉지에 담긴 산나물이 소비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보기에도 싱싱한 여러 가지 햇나물을 구입해 양손에 들었고, 많은 양을 구입한 관광객들은 택배 발송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선 5일장은 토속 음식의 천국이다. 관광객들은 시장 안의 음식점에서 곤드레밥과 콧등치기 국수, 올챙이 국수 등으로 식사를 하거나 막걸리를 곁들여 메밀전병과 감자전, 녹두전을 맛본다. 또 수리취떡과 각종 전을 집에 가져가기 위해 포장한다.
시장 한편에 자리 잡은 문화장터 공연장에서는 정선아리랑 공연이 펼쳐져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장날 오전 11시 반부터 1시간 반가량 정선아리랑 소리 공연이 무료로 펼쳐진다. 관광객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구성진 정선아리랑 가락에 귀호강을 한다.
이날 5일장을 찾은 김명숙 씨(61·서울 노원구)는 “매년 1차례 이상 친구들과 함께 정선 5일장을 오는 편”이라며 “볼거리가 많고, 살 것도 많지만 무엇보다 정선 5일장은 정겹고 흥겨워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은 정선 5일장을 들른 뒤 주요 관광지를 찾는다. 투어 버스인 와와 2층 버스에 올라 정기 코스를 둘러보거나 병방치 집와이어, 가리왕산 케이블카를 타고 정선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하기도 한다.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코스 가운데 하나는 장날마다 아리랑센터에서 열리는 창작뮤지컬 ‘아리아라리’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강원도 무형문화재 1호인 정선아리랑을 소재로 한 이 뮤지컬은 2018년 초연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공연에도 600여 석의 자리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채워졌고 관객들은 공연에 매료돼 1시간 10분가량 연신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 공연의 입장료는 5000원으로 다른 지역 공연에 비해 헐값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빼어난 노래와 춤, 다양한 무대 장치와 화려한 영상 등 작품 수준은 수도권 어느 공연장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이를 뒷받침하듯 아리아라리는 8월 열리는 세계 최대의 공연예술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김영환 정선군 관광과장은 “정선 5일장은 도시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시골스러움에 인정이 더해져 매력이 배가됐다”며 “특히 수준 높은 아리랑 공연 등 문화적 요소가 연계돼 다른 전통 시장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1966년 1월 문을 연 정선 5일장은 시골 장터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데다 각종 산나물과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싼값에 살 수 있어 전국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1999년부터 정선 5일장과 정선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정선아리랑열차가 운행되면서 방문객이 부쩍 늘었고, 2012년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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