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총장 윤재웅)가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스님)을 비롯한 불교계와 손잡고 기부문화 확산에 나선다.
최근 국내 대학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의 여파와 정부의 장기간에 걸친 등록금 동결 정책 등으로 심각한 재정 악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다양한 형태의 기부금 유치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에서 대학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대학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중요한 재원조달의 방법으로 기부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국내 대학들의 기부금 유치 노력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그럼에도 국내 대학들의 노력은 적잖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심심찮게 고액 기부사례도 볼 수 있다. 해당 대학 출신이 아니더라도 외부 기업이나 종교단체 등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기도 한다.
■ 다양한 목적의 기부금 행진
국내 기부금 순위 상위권 대학으로 손꼽히는 동국대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동문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사찰과 불자들을 중심으로 기부가 끊이질 않고 있어서다.
기부 목적도 다양하다. 지난해 10월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고(故) 미당(未堂) 서정주 선생의 업적을 연구하고 널리 알리는 ‘미당연구소’를 설치·운영해달라며 7억 원을 동국대에 기부했다.
올해 3월에는 80대 보살 이강분 할머니가 평생 모은 재산을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1억 원을, 익명의 70대 불자도 학생들의 장학금 명목으로 3억 원을 각각 학교에 전달했다.
그동안 동국대에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맡아왔던 전국 사찰에서도 지속적인 후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불국사와 석굴암이 동국대 불교학술원(원장 정묵스님)에 발전기금 1억 원을, 화엄사와 서봉사에서 각각 1000만 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동국대에 전달되는 기부금은 매년 평균 100억 원 수준. 동국대는 이를 늘리기 위해 기부 저변 확대작업도 펼치고 있다. 특히 기존 기부자가 다시 기부에 나설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의 기부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부를 경험한 사람의 재기부 비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현재 제공되는 기부자에 대한 맞춤형 예우로는 ▲명예의 전당 등재 ▲기부자 명의 기금 설립 ▲공간 네이밍(naming) ▲건강검진 제공 ▲한방 약재 할인 등이 있다.
■ 동국사랑 1.1.1 캠페인 확대 등 추진
다음달 21일(금)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600여 명의 기부자를 초청한 가운데 진행될 ‘더 좋은 동국, 더 나은 미래 후원의 밤’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불교계와 동문이 염원하는 학교의 변화와 발전 계획을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또 시대를 선도하는 명문사학으로 자리매김할 새로운 재정적 동력 확보 달성 방안도 공개될 예정이다.
동국대는 고액 기부와 함께 안정적인 기부금 확보가 가능한 정기기부를 늘리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더 많은 기부자를 확보하기 위해 정기기부를 확대하자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재학생과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들을 대상으로 정기기부 참여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기부에 대한 경험을 심어주고 기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주면, 자연스레 기부 문화의 활성화와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동국사랑 1.1.1. 캠페인’ 확대가 추진된다. 동문 대상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매월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정기기부 캠페인이다. 이를 통해 접수된 기부금은 학생들을 위한 ▲천원의 아침밥 운영 ▲해외 교환학생 지원 ▲생활비 장학금 ▲머물고 싶은 캠퍼스 조성 ▲내리사랑 학과 후배 지원 등에 쓰이게 된다.
윤재웅 동국대 총장은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기부금은 외부의 고액 기부만큼이나 큰 힘이 되는만큼 재학생과 졸업생의 기부를 독려해 정기 기부자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라며 “학교와 불교계가 하나 되어 고액 기부와 정기기부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기부문화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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