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33) 대신 허위 자수했던 매니저의 휴대전화에서 사고 직후 김호중과 통화 녹취를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김호중 대신 거짓 자수했던 매니저의 휴대전화에서 김호중과 매니저가 사고 직후 나눈 통화 녹음파일을 다수 확보했다. 김호중의 매니저 휴대전화에 자동 녹음기능이 활성화돼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통화 녹취에는 사고 직후 김호중이 매니저에게 “술을 마시고 사고를 냈다”며 “대신 자수를 해 달라”고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녹취를 근거로 김호중에 대한 혐의를 기존보다 형량이 무거운 범인도피교사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호중은 사고 직후 직접 소속사 다른 매니저급 직원 A 씨(22)에게도 수차례 전화해 대신 허위로 자수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되기 전 휴대전화 임의 제출 요구를 거부했던 김호중은 이후 경찰이 지난 16일 자택을 압수수색해 아이폰 3대를 확보했지만 해당 폰 비밀번호를 경찰에 알려주지 않았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객관적증거가 있고 참고인 조사를 충분히 했기 때문에 거짓말탐지기 조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굳이 해야 할 필요가 있나. 자백이 유일한 증거가 아니다”라고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앞서 김호중은 9일 밤 11시 40분경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차선의 택시와 충돌한 뒤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났다가 24일 구속됐다.
게다가 사고 3시간 후 김호중의 매니저가 김호중의 겉옷으로 갈아입고 자신이 사고를 냈다며 경찰에 허위 진술하고, 소속사 본부장이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하는 등 이들이 조직적으로 범죄를 은닉하려 한 정황도 드러나 더욱 공분을 샀다.
한편, 사고 당일 김호중과 만난 유명 연예인은 개그맨 정찬우(56)와 그룹 리쌍 출신 래퍼 길(본명 길성준·46)로 밝혀졌다.
정찬우는 스크린골프 자리에만 동석했고 이후 이뤄진 저녁식사 자리와 유흥주점에는 동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길 측은 이날 김호중과 처음 만났으며, 마지막 술자리까지 함께한 뒤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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