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경기도와 강원도 등에 북한의 미상물체가 발견됐다는 재난 문자가 발송돼 많은 시민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28일 밤 11시 34분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북한 대남 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 시 군부대 신고. Air raid Preliminary warning [경기도]”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가 발송됐다.
이 재난 문자는 경기도와 인접한 서울 일부지역 주민들도 받았다.
28분 뒤 강원도 일부 지역에도 비슷한 경보 문자가 울렸다. 강원도는 29일 0시 2분쯤 양구군과 인제군 주민에게 “북 대남 전단 추정 이상 물체가 강원 접적지역 일대에서 식별. 국민께서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시고 미상 물체 식별 시 군부대 또는 경찰에 신고바랍니다.[강원자치도]”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보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각 문자와 함께 요란한 경보음까지 울리면서 한밤중 잠자리에 든 많은 시민이 놀랐다.
특히 경기와 서울 지역에 발송된 재난 문자에는 공습 위기 경보를 뜻하는 ‘Air raid Preliminary warning’ 문구가 들어가 있어 경찰과 소방에는 “무슨 일이냐?”고 묻는 문의가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커뮤니티와 단체 대화방 등에서도 “대피해야 하는 것이냐” “서울인데 문자 받았다” “용인에서도 받았다” “수원인데 받았다” “전쟁 난 줄 알았다”며 정보를 공유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문자는 평택시까지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노원구의 한 시민은 “자다가 깨서 너무 놀랐다. 생전 처음 받아보는 유형의 경보여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러다가 재난 문자가 ‘양치기소년’ 꼴 날까봐 걱정스럽다. 진짜 위험할 때 아무도 경각심을 못 느끼면 어쩌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삐라 풍선 떨어져서 자동차 박살 난 적 있다. 주민 안전을 위해 보내는 게 당연하다. 만약 생화학 물질이 들어있거나 사고라도 났으면 문자 안 보냈다고 난리칠거면서. 안전 문제는 부족한 것보다 과한 게 낫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실제로 2016년 1월 경기 고양시의 한 전원마을에 전단 뭉치가 떨어져 시민 승용차 지붕이 크게 파손된 적이 있다. 북한이 대남전단 풍선을 날려 보낸 건 2018년 2월 이후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날려 보낸 대형풍선 150여 개는 경기 및 강원 접경 지역 일대 상공과 지상 등에서 발견됐다. 풍선에는 오물과 대남 전단이 실려 있었다. 합동참모본부는 “미상 물체를 발견할 경우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북한은 지난 2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 국경 지역에서 삐라와 각종 너절한 물건짝을 살포하는 한국의 비열한 심리 모략 책동이 우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 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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