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을 오르던 한 등산객이 반달가슴곰과 마주쳤다. 이 등산객이 당시 촬영한 영상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3일 등산객 A 씨는 지리산 국립공원 벽소령 대피소 근처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반달가슴곰을 마주친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검은색 곰 한 마리가 수풀에서 나와 어슬렁거리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 곰은 사람을 마주치고는 깜짝 놀란 듯 반대편 수풀 쪽으로 빠르게 달아났다.
영상을 올린 등산객은 “지리산 곰도 놀라고,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곰 찍으려고 따라가서 촬영하다가 골로 가는 수가 있다. 조심해라” , “곰이 오히려 놀라서 가버린 것 같다”, “이제야 환경이 살아나는 거 같아 안심이다”, “등산로에 펜스 설치해야 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등산로에서 곰을 마주칠 확률은 1% 미만이다. 하지만 짝짓기 시기를 맞아 곰의 이동 범위가 넓어지며 출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리산 일대에 서식하고 있는 반달가슴곰은 85마리다. 곰을 마주치지 않으려면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하고, 단독 산행보다는 2명 이상 함께 산행하는 게 좋다.
곰을 마주쳤을 경우에는 먹이를 주거나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된다. 시선을 피하지 말고 뒷걸음질로 천천히 자리를 벗어나야 하고, 등을 보이며 도망가서는 안 된다.
곰에게 공격받는 상황에서는 맨손보다는 등산스틱, 굵은 나무막대기 등으로 방어해야 한다. 저항이 어려운 상태라면 땅에 웅크려 양팔로 목을 감싸 급소를 보호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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