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과 미국선 ‘반토막’…충주맨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 뉴시스
  • 입력 2024년 5월 29일 17시 21분


코멘트

한국서 팔던 金사과, 미국 땅 밟더니 '반토막'

ⓒ뉴시스
사과 한 개 가격이 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쌌던 사과가 미국에서는 2000원도 안되는 가격에 팔리면서 온라인에서 논란이 가열되자 ‘충주맨’이 충주사과 가격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29일 충주시 홍보맨으로 유명한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36)은 유튜브 채널 ‘충TV’에 “수출용 충주사과 가격 논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해 화제가 됐던 발언이다.

앞서 지난 2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미국 내 한 마트에서 판매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충주사과의 가격표 사진이 공유됐다.

가격표에는 ‘충주 안심 세척사과 1.29달러’라고 적혀 있다. 원래 가격은 2.49달러였지만, 마트 자체 할인 행사로 1.29달러(약 1750원)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 4월까지도 제수용 혹은 특상품 사과가 한 개 만원하던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국내 최대 유통기업인 쿠팡에서는 이날 같은 상품을 2㎏짜리 박스로 약 2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박스당 평균 사과 9개가 들어있어, 개당 가격이 3200원 정도다.

국내 사과가 해외에서는 거의 절반 가격에 팔리는 셈이다.

이 같은 소식에 상당수 누리꾼들은 ‘중간 유통 구조’가 문제임을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나라는 중간 도·소매상인들이 다 해먹는 것 같다” “대기업이 대량으로 사서 약품처리하면 1년 이상 보관가능하다던데, 대기업이 다 해먹는 것 아니냐”, “수십 년 전부터 유통구조가 문제 있다고 했는데도 지금도 변한게 없다”, “유통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함부로 손대면 경제적으로 타격이 커서 손을 안대는 것 같다”, “해외 다큐에서도 한국은 유통구조 때문에 채소와 과일이 비싸다고 하더라”, “미국까지 물류비가 얼마인데 어떻게 한국보다 싸냐” 등의 의견을 달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사과 수입은 어렵다면서 수출은 하고 있네”라면서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결국 시가 나서 해명했다. 충주시에 따르면, 미국 수출용 사과는 품질 관리를 위해 100% 계약재배 중이다. 지난해 초 당시 가격으로 계약해 재배한 사과여서 선적 시점 국내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고 해도 이를 반영할 수는 없다는 게 농정 당국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실제 미국 사과 1개 가격은 1달러에 불과한데, 미국 시장에 진출한 충주사과라고 해서 국내 가격을 반영해 올려 받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미국 현지 시장 사과 가격과 천정부지로 오른 한국 시장 사과 가격을 단순 비교한 장난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에 논란이 된 미국 수출용 사과는 가격 폭등 이전인 지난 1월 18일 선적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와 충북원예농협은 2011년부터 매년 사과 4~6t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전 세계 사과 생산량의 20%를 점유하고, 가격 경쟁력도 갖춘 미국 청과 시장에 충주사과가 진출하는 것은 의외의 성과로 보고 있다.

비싼 국내 사과 가격으로는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