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수집 할아버지 수레 중심 잃자 달려가 도와
수레 바로 세우고 쏟아진 폐지 주워 정리
자리 떠나지 않고 끝까지 남아 수레 밀어드려
이민근 안산시장 “시민 대표해 감사” 표창장 수여
어버이날인 이달 8일 경기 안산의 한 시민 기자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폐지를 수집하는 것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머리와 허리를 숙인 채 힘겹게 수레를 끌고 있었다. 그 뒤를 책가방을 멘 앳된 모습의 여학생 4명이 밀어주고 있었다.
29일 블로그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후 4시경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아파트 정문 앞 도로. 폐지를 수집하는 할아버지가 끌던 손수레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중심이 뒤로 기울었다. 그 자리에 멈춘 할아버지는 걸음조차 제대로 옮기지 못할 정도로 힘겨워 보였다고 한다.
그때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던 여학생 4명(관산초 5)이 달려와 할아버지를 돕기 시작했다. 차를 타고 지나가던 한 시민도 차를 세우고 여학생과 함께 수레를 바로 세웠다. 쏟아진 폐지는 주워서 정리한 뒤 수레에 단단히 묶었다.
그제야 할아버지는 몸을 겨우 추스르고 수레를 다시 끌었다. 그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던 여학생들은 뒤에서 조용히 수레를 밀기 시작했다.
함께 할아버지를 돕던 시민은 차를 타고 떠나려다 사이드미러에 비친 할아버지와 여학생과 모습을 보고 사진을 찍어 제보했다. 블로그에는 “제보자가 ‘대한민국, 안산에 이런 착한 아이들이 있는 한 우리의 미래, 안산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런 사연을 알게 된 이민근 안산시장은 28일 시청으로 여학생을 초청해 표창장을 수여했다. 이 시장은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선뜻 나선 의로운 학생들이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학생들에게 시민을 대표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라고 말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표창장을 받은 학생들이 ‘당연히 도와드려야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는 취지로 짤막하게 소감을 말했다”면서 “부모님들이 사진은 괜찮지만 이름 공개를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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