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1509명 증원하는 절차가 막바지 단계만 남겨둔 가운데 의료계가 정부에 대항할 마지막 카드로 총파업을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서울을 비롯한 전국 7곳에서 ‘대한민국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를 주제로 촛불집회를 연다.
이날은 정부가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확정·발표하기로 예정된 날로, 시행계획 발표 후 다음날인 31일 각 대학이 구체적인 모집 요강을 입학 홈페이지에 공표하면 의대 증원 절차는 모두 마무리된다.
이에 의협은 정부의 정책을 막을 마지막 카드로 총파업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의협 관계자는 “교수님들만 참석하는 연석회의가 어제 열렸는데 핵심적인 건 의협 중심으로 행동을 하게 될 거라는 내용이었다”며 “뭐가 됐건 시도의사회든 교수님들이든 사실 협회가 주도하고 협회가 선언을 해야 따라오는 그림이 돼야지 본인들이 법적인 리스크를 안고 먼저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무언가 액션이 필요하고 그 형태가 그런 부분(총파업)이어야 된다는 거에 대해서는 다들 동의하고 있지 않나. 아마 그런 내용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메시지가 어떻게 나갈지 구체적인 워딩 부분은 아직 수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의협의 또 다른 관계자는 총파업 선언을 할 것이라면서 “상식선에서 움직여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했던 건데 1단계는 지났고 이제는 직접 국민들한테 호소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들 불편하지 않게 하는 건 이견이 없는데 국민들한테 직접 알리는 다양한 방안들 중에서 (총파업은) 가장 적극적으로 알리는 방법 중에 하나다. 해외에서도 보면 이런 방식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정부 정책의 부당성에 대해 알려나가는 작업은 통상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앞서 전날(29일) 자신의 SNS에 “의협이 내일 집회 자리에서 뭘 선언할 줄 알고 미리들 실망하나”라며 “내가 거의 열흘 가까이 컨디션 난조로 잠자코 있었더니 다들 패배주의에 지레 실망에 난리도 아니다. 다들 정신 차리고 일사불란하게 따라와라. 내가 가장 선두에 선다”는 글을 남긴 바 있다.
임 회장은 또 같은 날 밤 “이제 본격적으로 나라가 흔들릴 확실한 액션 의협에서 하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의협이 총파업 선언을 한다고 하더라도 의대교수들과 개원가가 동참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원은 “교수 25%가 그만두겠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는 정말 이대로는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며 “의협이 우리의 대표 단체고 의협이 이끄는 대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우리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환자들의 피해가 없어야 된다는 것인데 우리도 사람이다 보니 죽을 것 같은 것도 있고 또 너무 희망이 없으니 일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의협이 끌어준다면 우리는 그렇게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원가는 참여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한 시도의사회 관계자는 “개원가의 휴진은 이제 별 의미가 없는 걸 안다”며 “여론도 별로 안 좋게 볼 수 있는 부분을 우리가 굳이 휴진까지 해서 자극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동석 개원의협의회장은 “지금 의료계하고 전체적으로 논의가 된 게 아니고 임 회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회장이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실행하려면 좀 더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언제 어떻게 할 건지부터 시작해서 회원들이 같이 동참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회원들 설득도 필요하지 않나. 회장이 ‘우리 파업하자’고 한다고 해서 파업하는 게 되는 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선언보다는 심사숙고를 해야 되지만 선언은 어쩔 수 없는 길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은 자꾸 든다”면서 “지금 할 수 있는 방법은 파업 선언밖에 없긴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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