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를 주워 한 달간 약 280만 원을 긁은 초등학생이 붙잡힌 가운데, 조부모가 되레 “내 손녀 버릇 나빠졌다”며 카드 주인을 탓해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누리꾼 A 씨는 SNS에 “잃어버린 내 카드, 어린 친구가 한 달 동안 280만원을 썼다”며 겪은 일을 전했다.
A 씨는 “카드 잃어버린 줄도 몰랐다. 아이들 원비 카드라 사용 안 해서 내역도 안 뜨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카드 내역 보니까 (주운 사람이) 한 달 동안 280만원을 썼다”며 내역을 공개했다.
카드를 주운 아이는 문구점과 편의점, 피시방, 마라탕 가게, 아이스크림 전문점 등에서 적게는 500원부터 많게는 4만 4300원까지 총 288만 230원을 사용했다.
A 씨는 “어린 친구인 것 같다. 한 달 동안 얼마나 행복했니. 펑펑 쓰는 이런 경험도 해봐야 인생 아니겠니. 당분간 부모님께 손이 발이 되도록 빌자. 이모는 쓴 값만 받겠다”고 웃으며 해프닝 정도로 여겼다.
이후 범인을 잡았다고 밝힌 A 씨는 “나도 두 아이의 엄마로서 굳이 일 안 벌이고 훈육은 부모님께 맡기고 사용한 돈만 받으려고 했다. 그 아이 찾아서 좋게 좋게 아이어머니와 통화하고 다시 전화주시겠다고 해서 끊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A 씨는 아이의 할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할머니는 “카드 왜 잃어버렸냐. 당신이 카드 잃어버려서 내 손녀들 버릇 나빠졌다. 줄 돈 없으니 경찰에 신고하라”고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고.
이에 대해 A 씨는 “우리 엄마가 항상 말씀하시는 게 내가 덕을 쌓으면 그 복이 다 자식에게 돌아온다고 했다. 그래서 난 원래 착한 사람이 아니라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는데 세상은 착한 사람을 착한 병신으로 만든다. 베풀어서 돌아오는 게 이따위라니”라고 씁쓸해했다.
이어 “결론은 부모님도 아이를 경찰에 신고하라고 하셔서 그렇게 해야 하는 상황이다. 돈은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줄 거라더라. 만약에 상황이 힘들면 분할해서 준다고 하셔도 충분히 이해될 텐데”라며 “아이는 끝까지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고 당당한 듯했다. 그 모습에 아이 엄마도 많이 화가 나셨고 지쳐 보이셨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배 속에 아기를 위해서라도 이젠 이 사건을 남편한테 넘기겠다. 나는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왜 돌아오는 건 자꾸 이런 건지. 나도 이제 적당히 선 지키면서 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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