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후계자와 대통령의 딸이 만난 ‘세기의 결혼’이 역대 최대 재산분할이라는 ‘세기의 이혼’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미국 시카고대 유학 중 만나 1988년 결혼했다. 당시는 노 관장의 아버지인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기다. 결혼식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노 관장의 은사인 이현재 당시 국무총리의 주례로 열렸다. 1남 2녀를 낳았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부부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해 2009년 말 별거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2015년 한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 “저와 노소영 관장은 10년이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며 이혼 결심 사실과 오랜 별거, 6세인 혼외자식 등에 대해 공개했다. 최 회장의 이혼 요구에 노 관장이 응하지 않아 두 사람은 별거 상태를 이어갔다.
최 회장은 2018년 2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12월 노 관장도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지난해 3월엔 노 관장이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30억 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맞소송 3년 만인 2022년 12월 1심 재판부는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 원을 주라고 판결했다. 주식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에서는 노 관장이 SK그룹의 가치 증가에 기여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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