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사려면 복권뿐…” 1분기 구입 5년새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31일 03시 00분


10집중 1집꼴… 한달 7321원 지출
1등 당첨자 35% “주택-부동산 살것”
정부, 로또 당첨금 증액 방안 검토

30일 낮 서울 중구의 한 복권 판매점에는 직장인 10여 명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로또 복권을 구매한 박모 씨(36)는 “월급만 모아서는 집을 사기 어려울 것 같아 매주 복권을 1만∼2만 원어치 구매하고 있다”고 했다.

● 1등 당첨자 35% “주택 구입 계획”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로또, 연금복권 등 복권을 구매한 가구는 221만2000여 가구로, 전체의 10.1%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1분기 기준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이는 박 씨처럼 자산 형성을 위해 복권을 사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복권 수탁사업자인 동행복권이 이날 공개한 로또 복권 1등 당첨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첨자의 35%는 ‘주택이나 부동산을 구입하겠다’고 밝혔다. 대출금 상환(32%), 부모님 또는 주변 가족 돕기(12%)가 뒤를 이었다.

복권을 구매한 가구는 복권을 사는 데 한 달 평균 7321원을 지출했다. 2020년에는 5983원을 지출했는데, 4년 새 약 22.4% 더 많은 금액을 썼다. 소득 분위별로는 소득 상위 40∼60%로 중간층에 해당하는 3분위 가구가 전체 복권 구매 가구의 22.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4분위(소득 상위 20∼40%) 가구가 22.8%, 5분위(0∼20%·22.4%), 2분위(60∼80%·17.3%), 1분위(80∼100%·14.6%) 순이었다. 중산층, 고소득층, 저소득층 순으로 복권을 많이 산 셈이다.

● 정부, 로또 당첨금 증액 방안 검토 중

정부는 로또 당첨금을 증액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로또 당첨금을 올려 판매 수익금으로 저소득층 지원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다.

올해 로또 1등 당첨금은 평균 20억3300만 원 수준이다. 세금(기타 소득세 30%, 지방소득세 3%)을 제외하면 약 14억 원을 받는 셈이다. 이달 11일 진행된 1119회 로또 당첨금은 13억9603만 원이었다.

로또 도입 초기인 2003년 4월 당첨액이 407억 원에 달하는 등 100억 원이 넘는 당첨액이 여러 차례 나왔던 데 비하면 크게 줄었다. 최근 부동산R114의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12억9921만 원(17일 기준)이다. “로또에 당첨돼도 아파트 한 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복권위는 최근 있었던 로또 복권 조작 논란과 관련해 “복권 서버는 소수의 인가 사용자만 접근할 수 있고, 복권 티켓도 블록체인 형태 인증 코드가 있어 조작이 불가능하다”며 선을 그었다.

#복권#당첨금 증액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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