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우리가 의정갈등 도구?”…정부 “진료차질 해결에 최선”

  • 뉴스1
  • 입력 2024년 5월 31일 16시 28분


3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5.31/뉴스1
3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5.31/뉴스1
대학들이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을 반영한 ‘2025학년도 신입생 수시 모집 요강’을 발표하는 31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환자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의대증원은 이제 일단락됐다”면서 “환자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차관은 이날 오후 서울역 공항철도 회의실에서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등 3개 환자단체연합회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차관은 “꼭 필요로 하는 의대증원을 원만히 해보려고 했지만, 반대가 심하다. 그 와중에 환자들이 고통과 불편함을 겪고 있어 차관으로서 송구하다. 의대증원은 이제 일단락됐고 다른 개혁 과제들은 시작하는 단계”라고 운을 뗐다.

이어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추진하지 못한 의료개혁을 잘 완수해 불편함이 없도록, 적정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여건을 만들겠다”며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해도 개인이 겪는 고통과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상황을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차관은 또 “아무리 개혁의 정당성이 있어도 환자와 그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어떻게 정당화하겠나”라며 “이 과정에서 불편함과 고통을 드리게 돼 송구하다. 환자의 요구와 애로사항 해결을 정책의 최우선으로 두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진미향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는 “쓸 수 있는 약이 드문 중증?희귀질환 환자는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만 이용 가능한 임상의 기회가 곧 생명을 연장하는 길”이라며 “환자를 의정갈등의 도구로 쓰는 것을 당장 멈추라”고 호소했다.

김재학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장은 “비상진료체계에 대한 정부의 강화 조치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감을 덜어낼 수 있는 실제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정부와 의료계가 속히 조속한 합의를 이뤄 정상진료체계로 복귀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오늘은 각 대학이 의대 입시요강을 발표해 의대증원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 절차는 마무리되는 날이나 의정간 싸움은 끝나지도 않았고 전공의들도 돌아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정부가 의료개혁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을 실효적 제도를 재정비해달라”며 “빅5 병원의 병상수를 줄이고 수도권에 허가된 6000여 병상의 병원 설립도 원점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를 필수 의료과 중심으로 재편성할 필요가 있다. 특정과를 줄이고 늘리기 쉽지 않으나 지역의사제 활성화와 필수의료에 대한 동기부여가 요구된다”며 “(끝으로) 의료자본이 의료자원 공급망을 장악하려는 시각으로 비대면진료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모든 의료시스템은 재정비돼야 한다. 말로만 환자 중심이 아니라 환자가 중심이 돼 논의될 수 있도록, 모든 환자가 동참하도록 정부가 적극 협조해달라”며 “어느 환자는 ‘앞으로 의사 눈치를 보지 않고, 치료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앞으로 보건복지 상담센터를 통한 피해 접수, 지원 등 환자 피해 사례에 대한 지원 창구를 확대하고 환자단체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11개 환자단체별 1:1 담당관을 최근 지정했다.

박 차관은 “어려움을 더욱 면밀히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며 “의료 전달체계 개편, 전공의 수련 등 인력 체계 혁신, 필수의료 보상 강화 등 국민께 약속드린 의료개혁도 차질 없이 완수하겠다”고 답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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