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설립 5년 만에 첫 감사
직장 내 괴롭힘·공용차량 사적 사용 등 적발
위법·부적정 업무처리 18건…5명 징계 통보
경기도 “기관 운영 점검…투명·공정 처리” 밝혀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상원)에서 일하는 A 씨는 지난해 8월, 옆 부서의 상관 B 씨로부터 청렴을 강조하는 여덟 종류의 현수막을 제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경기지역에 있는 전통시장에 홍보용으로 내걸 현수막이었다.
하지만 A 씨는 지시받은 현수막 중 한 종류만 주문을 넣고 제작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B 씨는 “우리 부서가 우스워?” “모든 권한으로 페널티를 주겠다” 등 고성과 폭언을 해가며 A 씨를 질책했다. 결국 A 씨는 강압에 못 이겨 개인 돈 17만 원을 들여 네 종류의 현수막을 추가로 제작했다.
경기도는 B 씨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직원에게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요구하는 등 비인격적인 부당행위를 했다며 중징계를 요구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11월 27일~12월 5일 경상원을 종합감사해 18건을 적발하고 5명을 징계하고 1500만 원을 회수했다고 31일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과 공용차량 사적 사용 같은 부적정 업무처리 내용이 대부분이다. 경상원에 대한 감사는 2019년 9월 기관 설립 이후 처음이다. 공용차량을 개인 차량처럼 사용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C 본부장 등은 수당으로 교통비를 별도로 받고도, 공용차량을 배정받아 출퇴근용으로 사용했다. 차고지는 아예 서울 등의 자택을 지정하고 경기 광주의 경상원까지 직접 운전해 다녔다고 한다. 일부 직원들도 같은 방식으로 공용차량을 출퇴근 목적으로 사용해왔다.
D 전 이사는 2021년 11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사표를 냈다. 하지만 내부 지침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을 672만 원을 받았다가 이번 감사에 적발됐다. 경기도는 해당 성과급을 회수 조치토록 했다.
전문계약직 최종합격자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전 근무지의 불미한 행위가 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합격 처리하기도 했다. 경상원 내부 규정에는 최종합격자 발표 전에 채용 결격사유를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수의계약을 하면서 제안서 평가 없이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비 정산 및 집행 기준을 위반한 사업비 지원 등의 부적정 사례도 적발됐다.
이희완 도 감사총괄담당관은 “경상원은 기관 설립 이후 처음으로 한 종합감사임을 고려해 기관 운영 전반에 대해 점검할 수 있도록 감사를 했다”라며 “사전 조사부터 감사결과심의회까지 외부 전문가를 참여토록 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감사결과가 처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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