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6월 첫날을 대회로 잡아두고,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모릅니다. 비 올까 봐. 직전에 강수 예보가 나서 또 걱정했어요. 비가 온 뒤엔 한강 물이 뒤집어지니까 탁해지잖아요. 오늘 너무 완벽합니다.”
1일 아침, 전신수영복(웨트수트)을 입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쪽에는 수영을 완주한 뒤 신을 운동화와 선글라스를 준비해 뒀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한강 쉬엄쉬엄 3종 축제’ 준비물이다.
오전 9시가 되자 오 시장은 시민들과 함께 한강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이후 한강 반대편 탄천 방향으로 150m가량 가다가 돌아와서 8분 53초 만에 웨트수트를 벗었다. 한강 수영 300m, 짧다면 짧게 보일 수 있으나 광화문에서 세종대왕 동상까지 멈추지 않고 헤엄친다고 생각하면 쉽진 않아 보였다.
완주 뒤 그는 “물이 좀 찬데, 차니까 수질이 좋은 것”이라며 “적응하니까 아주 좋았다”고 했다.
수영을 마친 뒤에는 즉시 자전거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자전거는 로드 자전거처럼 전문적인 용품이 아닌 따릉이를 골랐다. 오 시장은 빨리 달리기보다는 속도가 비슷한 시민들과 손 인사를 나누며 “안전하게 완주하라”고 대화를 나눴다.
20㎞를 돌고 온 후에는 달리기 10㎞에 돌입했다. 오 시장은 대회를 시작한 지 2시간 55분 만에 3종 경기를 마쳤다.
단축 경기라고 해도 오 시장의 ‘운동 경력’을 견주면 무척 천천히 마무리했다. 그는 ‘철인 3종 경력자’다. 약 20년간 달리기와 자전거, 수영을 즐겼다.
제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변호사 시절인 2004년, 속초 설악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 완주를 시작으로 ‘철인계’에 발을 들였다. 오 시장은 당시 “약골로 태어났지만, 체력이 약하면 아무것도 못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서 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강 수영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민선 4기, 초선 시장 시절이던 2008년엔 서울국제트라이애슬론 대회에서, 지난해엔 한강 르네상스 페스티벌 아쿠아슬론 대회에선 달리기와 수영을 뛰었다. 다만 서울에서 3종을 완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장으로 일하며 ‘건강한 서울’을 지향해왔다. 이날부터 6월 첫 주말 양일간 열리는 ‘쉬엄쉬엄 한강 철인 3종 경기’는 그가 직접 낸 아이디어다. 오 시장은 “느린 건 상관없다. 이 축제하는 동안 각종 운동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많은 분이 ‘한강에서 수영하면 피부병이 생긴다’고 걱정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제가 몇 번 해본 결과 피부에 아무 이상이 없다”며 “내년에는 안전상에 문제가 없는 선에서 시민 참여자 수를 최대한 많이 늘려보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축제 둘째 날인 2일에는 상급자 경기가 열리는 잠실 수중보에서 1㎞ 한강 횡단에 도전할 예정이다. “내일 일어나봐야 알겠지만 오늘 체력을 다 썼다. 내일 경기 뛰시는 분들은 더할 나위 없는 환경에서 한강을 건널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물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서울(선유도) 한강 수온은 21.0도, 산성도는 7.1pH로 약알칼리성에 가까웠다. 용존산소와 총질소, 총인은 각각 8.7㎎/L, 2.420㎎/L, 0.053㎎/L로 정상범위였다. 페놀과 시안은 검출되지 않았다. 수온은 낮이 되며 지점에 따라 1~2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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