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증원으로 지역인재전형이 2배로 확대되면서 수시모집 경쟁률이 반토막 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3곳 중 2곳은 수시 경쟁률이 사실상 미달이고,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곳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비수도권 26개 의대의 지역인재인전형 경쟁률은 평균 10.46대 1을 기록했다. 총 800명 모집에 8369명이 지원했다. 의대 증원이 확정되면서 올해 실시하는 2025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이 1549명으로 749명 늘었다. 거의 2배(1.9배)로 늘었다.
올해 모집인원에 지난해 지원자 수를 적용하면 수시모집 평균 경쟁률이 5.40대 1로 떨어진다. 경쟁률이 반토막 나면서 사실상 미달이 되는 셈이다. 수시모집에서는 수험생이 모두 6회 지원할 수 있어 경쟁률이 6대 1이 안 되면 사실상 미달로 간주한다.
대학별로 보면, 수시 경쟁률이 6대 1이 안 되는 곳이 지난해 3곳에서 17곳으로 크게 확대될 수 있다. 비수도권 의대 3곳 중 2곳이 미달인 셈이다.
지난해에는 경쟁률이 4대 1 미만인 비수도권 의대가 한 곳도 없었다. 올해는 12곳으로 확대된다. 2곳 중 1곳꼴이다. 3대 1 미만인 의대도 올해는 4곳 중 1곳꼴인 7곳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지원자 수를 적용할 때 수시 경쟁률이 4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하는 대학도 4곳이다. 지역인재전형 증가 비율이 가장 높은 충북대는 지난해 13.00대 1에서 2.97대 1로 하락한다.
울산대는 12.56대 1에서 3.05대 1로, 가톨릭관동대는 11.90대 1에서 2.98대 1로 하락한다. 동국대 와이즈캠퍼스도 지난해 24.25대 1에서 6.5대 1로, 거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지역인재 선발 규모가 가장 크게 확대된 충청권(127명→374명) 의대는 충북대뿐 아니라 건양대(13.91대 1→4.50대 1) 을지대(9.65대 1→2.97대 1) 건국대 글로컬(8.31대 1→2.45대 1)도 수시 경쟁률이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률이 반토막 나면서 수시모집에서 충원하지 못해 정시로 넘어가는 수시 이월인원이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수도권 의대는 전체 모집인원의 60%를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는데, 그중 81%를 수시에서 뽑는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권역 고교 졸업자만 지원할 수 있는 데다 요구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높아 실질 경쟁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 2023학년도부터 지역인재전형 40% 선발(강원·제주 20%)이 의무화되면서 비수도권 의대의 수시 경쟁률은 하락하는 추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 지역인재전형 평균 경쟁률 10.46대 1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원자가 지난해 8369명에서 올해 1만6204명으로 확대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인원까지 확대될지 현재로선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 고교 출신 N수생, 반수생이 대거 가세하지 않을 경우 수시모집에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 대학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일반고에서 수능 최저를 못 맞추는 학생이 많은 지역은 지역 내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명문 일반고 합격자가 크게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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