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만나주면 다 죽인대, 왜 불안하지?”…공포에 떨다 피살된 모녀

  • 뉴스1
  • 입력 2024년 6월 2일 13시 52분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모녀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뒤 하루 만에 검거된 60대 남성 용의자가 31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검거된 용의자 A 씨는 전날 오후 7시쯤 강남구 대치동 오피스텔에서 50대 여성과 딸을 흉기로 찌른 뒤 차량을 이용해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모녀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2024.5.31. 뉴스1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모녀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뒤 하루 만에 검거된 60대 남성 용의자가 31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검거된 용의자 A 씨는 전날 오후 7시쯤 강남구 대치동 오피스텔에서 50대 여성과 딸을 흉기로 찌른 뒤 차량을 이용해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모녀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2024.5.31. 뉴스1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이 범행 13시간 만에 붙잡힌 가운데, 사건 발생 직전 딸의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지난달 31일 SBS 보도에 따르면 박 모 씨(65)가 숨진 60대 여성 A 씨를 상대로 스토킹 살인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박 씨는 A 씨와 최근 약 6개월 정도 교제한 사이로, A 씨가 이별을 통보하려고 딸과 함께 일하는 사무실 근처 카페에서 박씨를 만났다.

박 씨는 이 만남 직후 살해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A 씨의 딸이자 숨진 피해자인 B 씨는 사건 직전 가족과 통화하며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B 씨는 “난 (엄마랑 박 씨가) 안 만나는 줄 알았다. 근데 그 XX가 막무가내로 집에 찾아오나 봐. 나 이 얘기 듣는데 왜 이렇게 불안하냐”고 토로했다.

이어 “아침에 엄마랑 막 전화로 싸웠나 봐. (엄마가) 녹음한 걸 들려주는데 ‘XX 내가 다 죽여버린다고 했지. 한 번 봐라, 내가 하는 놈 못하는 놈인지’ ‘너 다 죽었어’ 이런 식으로 엄마한테 쌍욕 하면서 말했다”면서 “내가 보니까 이 XX가 자기 화날 때마다 그딴 식으로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처음엔 나한테 수치스럽기도 하고 창피해서 말을 안 했다더라. 내 생각에는 카페처럼 사람들이 많은 공간에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초 신고자인 B 씨 남편은 “장모님이 얼마 전까지 만나던 분인데 집착도 심하고 그래서 이제 그만 만나자고 오늘 얘기한다고 하더라”라며 “그전에도 협박했다더라. 그만 만나는 건 안 되고 다 죽는다고 밤에도 막 집에 찾아오고, 안 만나주면 죽인다고 그랬다더라”라고 피해를 털어놨다.

B 씨 남편은 살해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고. 그는 “엘리베이터 쪽을 나오는데, 바닥에 혈흔이 보였다. 고개를 돌려보니까 비상계단 그 현관에도 핏자국이 보이더라”라며 “두 번째 문을 열려고 했는데 뭐가 부딪혔다. 아내가 거기 쓰러져 있었다. 2층 아래쪽엔 장모님이 쓰러져 계셨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장모님이 박 씨에게) 그만하자고 얘기하고 그 사람이 더 쫓아다니면 경찰에 신고하려던 상황이었다”며 “그전에도 문자로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그 사람이 집착하니까 장모님이 혼자 나가서 (만나서) 좋게 얘기하겠다고, 아내가 저보고 그것 때문에 데리러 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SBS 갈무리)
(SBS 갈무리)
유가족은 강력 처벌을 원하며 울분을 토했다. 남편은 “나는 그 사람이 변호사를 누구 쓰든 두 명이나 죽였는데 그냥 쉽게 풀려나는 걸 별로 원치 않는다. 뉴스에서 좀 크게 얘기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교제 살인 가능성도 열어둔 채 수사에 착수했고, 조만간 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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