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오피스텔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이 범행 13시간 만에 붙잡힌 가운데, 사건 발생 직전 딸의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지난달 31일 SBS 보도에 따르면 박 모 씨(65)가 숨진 60대 여성 A 씨를 상대로 스토킹 살인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박 씨는 A 씨와 최근 약 6개월 정도 교제한 사이로, A 씨가 이별을 통보하려고 딸과 함께 일하는 사무실 근처 카페에서 박씨를 만났다.
박 씨는 이 만남 직후 살해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A 씨의 딸이자 숨진 피해자인 B 씨는 사건 직전 가족과 통화하며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B 씨는 “난 (엄마랑 박 씨가) 안 만나는 줄 알았다. 근데 그 XX가 막무가내로 집에 찾아오나 봐. 나 이 얘기 듣는데 왜 이렇게 불안하냐”고 토로했다.
이어 “아침에 엄마랑 막 전화로 싸웠나 봐. (엄마가) 녹음한 걸 들려주는데 ‘XX 내가 다 죽여버린다고 했지. 한 번 봐라, 내가 하는 놈 못하는 놈인지’ ‘너 다 죽었어’ 이런 식으로 엄마한테 쌍욕 하면서 말했다”면서 “내가 보니까 이 XX가 자기 화날 때마다 그딴 식으로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처음엔 나한테 수치스럽기도 하고 창피해서 말을 안 했다더라. 내 생각에는 카페처럼 사람들이 많은 공간에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초 신고자인 B 씨 남편은 “장모님이 얼마 전까지 만나던 분인데 집착도 심하고 그래서 이제 그만 만나자고 오늘 얘기한다고 하더라”라며 “그전에도 협박했다더라. 그만 만나는 건 안 되고 다 죽는다고 밤에도 막 집에 찾아오고, 안 만나주면 죽인다고 그랬다더라”라고 피해를 털어놨다.
B 씨 남편은 살해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고. 그는 “엘리베이터 쪽을 나오는데, 바닥에 혈흔이 보였다. 고개를 돌려보니까 비상계단 그 현관에도 핏자국이 보이더라”라며 “두 번째 문을 열려고 했는데 뭐가 부딪혔다. 아내가 거기 쓰러져 있었다. 2층 아래쪽엔 장모님이 쓰러져 계셨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장모님이 박 씨에게) 그만하자고 얘기하고 그 사람이 더 쫓아다니면 경찰에 신고하려던 상황이었다”며 “그전에도 문자로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그 사람이 집착하니까 장모님이 혼자 나가서 (만나서) 좋게 얘기하겠다고, 아내가 저보고 그것 때문에 데리러 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유가족은 강력 처벌을 원하며 울분을 토했다. 남편은 “나는 그 사람이 변호사를 누구 쓰든 두 명이나 죽였는데 그냥 쉽게 풀려나는 걸 별로 원치 않는다. 뉴스에서 좀 크게 얘기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교제 살인 가능성도 열어둔 채 수사에 착수했고, 조만간 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