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조만간 대북 전단을 살포하겠다”고 예고한 탈북민 단체에 전단 살포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탈북민 단체는 북한의 연이은 ‘오물 풍선’ 살포에 대북 전단을 살포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 관계자는 2일 통화에서 헌재가 지난해 10월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한 남북관계발전법의 조항을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헌재 결정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취지를 고려했을 때 정부가 민간 단체에 ‘자제 요청’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는 전단 살포를 예고한 단체들과 소통하면서 상황을 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2014년 10월 북한이 탈북민 단체들이 날린 대북 전단을 향해 고사총을 쏘면서 군사 긴장 수위가 높아지자 “전단 살포를 자제해달라”고 탈북민 단체에 요청한 전례가 있다. 이에 정부 소식통은 “2014년과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당시엔 대북전단금지법이 만들어지지도 않은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해당 법안이 위헌 결정까지 난 상황이라 자제 요청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접경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 주민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경찰이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라 전단 살포를 제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2일 통화에서 “바람 방향이 바뀌어 남한에서 북한으로 전단을 보낼 수 있는 순간이 되면 곧바로 대북 전단을 날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여 만 장의 대북 전단과 현수막 등의 물품을 미리 구비해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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