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 업무 경감 대책 추진
보조강사 배치해 디지털 학습 돕고
전국 최초 지원 교사가 생기부 작성
공문서 줄이고 에듀페이 인력 늘려
지난해 10월 교사노조 연맹과 초등교사노동조합이 전국 8582명 교사를 대상으로 ‘학교 업무 경감을 위한 현장 교사 설문’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조사 결과 유·초·중등·특수 교사 90% 이상이 ‘행정업무량이 많은 편’이라고 답했다. 이로 인해 ‘수업과 학생(유아) 지도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응답자 84%(7204명)는 행정업무 때문에 동료 교사, 관리자, 행정직, 공무직 등과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고도 했다. 행정업무가 학교 내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전북지역 현장 교사로 구성된 자문기구인 현장 정책기획단이 현장 교사와 교원단체 등에서 진행한 ‘교사 행정업무 현황 및 의견’ 회의에서도 확인됐다. 지난달 열린 회의에서는 △각종 서류 최소화 △종이 문서 폐지 △교육청과 학교 업무의 명확한 구분 △업무를 하는 교사를 돕는 문화 조성 필요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교사들이 수업 외 처리해야 하는 행정업무로 힘겨워하자 전북도교육청이 수업 중심 학교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은 현장의 목소리를 꾸준히 들어 교사에게 부여되는 과중한 행정업무를 과감히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북도교육청은 교사들이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2024 교사 행정업무 경감 대책’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대책에는 정보 업무 지원, 에듀페이 업무 경감, 학교 업무지원센터 확대 개편, 교무 업무 지원, 공문서 총량제 시행 등이 담겼다.
먼저 수업시간 학생의 디지털 학습을 지원하는 보조강사인 ‘디지털튜터’를 전체 학교에 배치한다. 7월부터 전주시 30곳, 군산·익산시 25곳, 정읍·남원·김제시 20곳, 완주군 18곳 등 14개 시군 200개 학교에 우선 배치한 뒤 2027년까지 점차 확대한다.
스마트 기기와 스마트 칠판, 인공지능(AI) 기반 에듀테크 등의 시스템이 수업 도중 예상치 못한 문제를 일으켰을 때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14개 교육지원청에 ‘테크센터’를 만든다. 테크센터는 학교 현장의 정보 인프라를 관리하고 인터넷 접속 불안에 따른 문제를 해결한다.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좋은 취지로 도입했으나 대상자 확인 및 시스템 정보 입력 과정에서 교사들의 업무에 부담을 준 ‘전북에듀페이’ 업무 지원을 위한 인력을 41명에서 107명으로 늘린다. 올해 지난해보다 공문서를 10% 줄이는 등 공문서 총량제를 시행하고, 교무학사 지원 교사를 배치해 내년부터 생활기록부 작성, 보결 수업 등을 맡긴다. 교무학사 지원 교사 배치는 전국 처음이다.
서거석 전북도교육감은 “교사가 오롯이 수업과 교육 활동에만 전념해야 학력을 높이고, 전북 교육력을 높일 수 있다”며 “이번에 시행되는 정책이 현장에 안착해 교사가 체감할 수 있는 업무 경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추가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지역 교원단체들은 전북도교육청의 교사 행정업무 경감 추진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북교총은 “교사들이 교육 활동에 더 집중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교사노조의 제안을 받아들여 전국 최초로 교무학사 지원 교사를 도입한 전북도교육청의 정책 방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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