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늘 복지부장관이 발표
의사 국시 분기별 시행도 열어둬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총파업 투표
병원을 떠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집단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해 다른 병원에서 일할 수 있게 해 주는 방안을 이르면 4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전공의들에게 내릴 예정이었던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내년도 의대 증원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전공의들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선에서 의정 갈등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병원장이나 전공의 등에서 계속 사직서 수리 요구가 있었다.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결정할 것”이라며 “전공의 7대 요구 중 각종 명령 철회도 같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올 2월 7일 수련병원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려 전공의들이 낸 사직서를 수리하지 못하게 했다.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전공의들은 다른 의료기관에서 일할 수 없다. 의료계에선 이를 두고 “의료공백이 심각하다면 다른 병원에서라도 일할 수 있게 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또 2월 20일 전공의들이 병원을 단체로 이탈하자 업무개시명령과 진료유지명령을 내렸고 그럼에도 복귀하지 않자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예고했다. 그럼에도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전국 211개 수련병원 레지던트 1만509명 중 9630명(91.6%)이 여전히 병원을 이탈한 상태다.
정부는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전공의들에게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내리되 지도부를 제외한 나머지에는 면허정지 효력을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일부라도 면허가 정지될 경우 의사단체의 반발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이 가시화될 경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을 제외한 진료를 전면 중단한다”는 내용의 총파업 찬반 투표를 3일부터 4일까지 진행 중이다.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이 철회되면 병원에서 사직서 수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사직서 수리가 병원 복귀를 압박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며 “계속 수련할 생각이었던 전공의 입장에선 사직 처리가 되면 본인만 손해를 본다. 30% 정도는 복귀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정부는 또 3일 내년도 의대 졸업예정자들이 응시하는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예정대로 올 9월 2일 진행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전문의 자격시험과 의사 국가고시를 분기마다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전 실장은 의협이 4∼7일 집단휴진을 두고 전 회원 투표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선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개원의가 불법적 집단행동을 하면 의료법에 따라 여러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대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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