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삼성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선언한 상황에서 삼성그룹 초기업노조(초기업노조)가 전삼노 집행부의 비위를 주장하며 ‘노노(勞勞)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전삼노는 현재 조합원 수 2만8000명의 삼성전자 최대노조이고, 초기업노조는 DX노조 등 4개 계열사 노조의 연대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밤 초기업노조 DX지부장 A 씨는 사내게시판에 ‘DX지부에서 전삼노의 비위행위를 알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조합원 숫자 부풀리기를 통한 근로시간면제자 조작’, ‘집행부의 다중계정 사용’, ‘금속노조 간부의 전삼노 조합원 활동’ 등 3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A 씨는 2020년 전삼노가 노조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비노조원인 일반직원의 사내계정 정보를 도용해 조합원으로 등록하며 수를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전삼노 관계자들이 조합원 수 조작 사실을 은폐하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도 공개했다. 삼성전자 노사 단체협약에 따라 조합원 수가 늘면 조업 등에서 면제되는 근로면제시간이 늘어나 전임자의 규모를 키울 수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2022년 단체협상에서 전삼노 조합원이 4000명이라는 주장을 인정해 1만5000시간의 근로시간면제를 부여했고 총 8명이 전임 조합원으로 근무 중이다.
또 A 씨는 전삼노 집행부가 복수계정을 갖고 있다며 집행부 간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A 씨는 복수계정을 활용하면 노조 게시판의 여론이나 설문 등을 조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 씨는 2022년 민주노총 금속노조 전략조직국장이 전삼노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고도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집회에 질서유지 명목으로 참석하는 등 전삼노를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노총 산하로 출범한 전삼노가 상급단체를 민노총으로 옮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전삼노 측은 전임 조합원 숫자 부풀리기 등은 전임 집행부에서 발생한 문제로 새 집행부가 들어선 뒤 바로잡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노조 간부의 조합원 활동 등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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