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는 최근 농업이 처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농업대전환 프로젝트’를 역점적으로 추진 중이다. 현재 농업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판단에서다.
도는 지난해 농업대전환 프로젝트를 가동해 각종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연로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 고령의 농업인이나 영세 농업인들을 설득한 다음 농업 법인에 기업 주주 형태로 참여해 농지를 빌려줄 수 있도록 독려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대규모 농지를 형성한 농업 법인이 최첨단 스마트팜을 조성해 생산성을 크게 높여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도는 프로젝트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2022년 농업정책과 스마트농업, 정보통신기술(ICT) 및 메타버스 등 16개 분야에 관한 농업대전환 추진위원회를 민·관·산·학 위원 72명으로 출범시켰다. 같은 해 8월에는 세계 최고 스마트팜 기술 보유국인 네덜란드를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스마트팜 관련 교육기관인 세계원예센터(WHC)와 업무협약을 맺고 농업 기술 강화를 위해 지금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규모 농지에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팜 기술을 펼쳐놓은 농업 법인은 발생한 수익금 가운데 일부를 농지를 빌려준 농업인들에게 배당하고 있는데 금액이 적지 않은 수준이라고 한다.
프로젝트 가동 2년째를 맞은 가운데 도는 지난달 23일 문경시 영순면 공동영농단지에서 ‘경북 농업대전환 공동영농 성과 보고회’를 가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300여 명 참석했다. 영순면 공동영농단지도 농업인들이 법인에 농지를 빌려주고 연말에 배당금을 받는 주주형 공동영농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농지를 빌려준 농업인들 가운데 일부는 농장에서 직접 일을 하며 임금까지 받고 있다. 농기계 작업은 30만 원, 단순 작업은 9만 원으로 일당도 쏠쏠한 편이다.
법인 측은 지난해 농지를 빌려준 농업인 80명에게 배당금으로 모두 9억9800만 원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1247만5000원 수준이다. 농업인 대부분은 직접 벼농사를 지을 때보다 훨씬 많은 소득을 올렸다며 만족해했다고 한다. 올해 말에는 배당금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올해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전국 평균보다 15∼20% 정도 많을 것 같다. 추가 배당에 따른 농가소득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홍의식 늘봄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법인을 믿어 준 농가에 소득으로 보답할 수 있어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문경과 구미, 예천에 이어 올해 경주와 상주, 청도, 영덕, 봉화, 청송 등에 이 같은 공동영농단지를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다. 기존 벼농사에서 콩과 양파, 마늘, 감자, 가을배추, 양배추 등 작물로 전환해 수익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 도지사는 “경북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주형 이모작 공동영농 모델이 우리 농업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신시켜 주고 있다”며 “이 같은 혁신 사례를 전국으로 확산해 대한민국이 농업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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