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7세 비만율, 5년새 4배로… 팬데믹때 활동 축소 영향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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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5753가구 아동실태조사
앉아있는 시간은 112분 늘어
평균 수면 8.3시간 → 7.9시간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를 거치면서 아동 비만율이 4배 이상으로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느낀다”고 답한 비율도 소폭 늘었는데 비대면 수업 확대와 외부 활동 축소 등이 신체 및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17세의 비만율은 14.3%로 7명 중 1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8년 비만율이 3.4%였는데 4.2배가 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12월 18세 미만의 아동을 양육하는 5753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9∼17세의 비만율이 올라간 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시기 등에 코로나19 확산을 경험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부 활동을 활발하게 해야 할 때 못 한 것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기에 영유아였거나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던 3∼8세 비만율은 12.3%로 2018년(12.2%)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5년 동안 바깥 활동은 줄어든 반면에 앉아서 공부하는 시간은 늘어난 것으로도 나타났다. 9∼17세 아동이 주중에 하루 동안 책상 등에 앉아 있는 시간은 636분으로 5년 전보다 112분 늘었다. 매일 10시간 이상 앉아서 지내는 것이다. 방과 후 친구들과 놀기 원하는 비율은 42.9%였지만 실제로 그렇게 한다는 비율은 18.6%에 불과했다. 반면 스마트폰을 하며 쉰다는 비율은 2018년 39.1%에서 2023년 44.5%로 늘었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7.9시간으로 지난 조사(8.3시간)보다 다소 줄었다.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느낀다”고 답한 9∼17세 아동은 1.2%로, 2018년(0.9%)보다 다소 늘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아동 비율도 1.3%에서 2.0%로 증가했다.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숙제·시험(64.3%), 성적(34%) 등이 거론됐다.

6∼17세의 월평균 사교육 비용은 2018년 31만6600원에서 지난해 43만5500원으로 37.6%(11만8900원) 늘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기에 친구 등 외부와의 교류는 줄어든 상태가 유지되는 반면에 엔데믹 이후 사교육으로 내몰리는 현상은 심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신체 활동을 안 하면서 친구들과 교류도 적어진 아이들이 많다”며 “예전엔 학교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축구공을 차며 스트레스를 풀었다면 지금은 아이들이 각자 속으로 곪아가는 것 같다”고 했다.

#아동실태조사#아동 비만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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