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에서 택시를 운전하던 70대 기사가 승객에게 폭행당해 코뼈가 부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6일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버지가 당한 억울한 일을 널리 알리고, 다시는 피해가 없도록 도움을 요청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A 씨에 따르면 택시 기사인 아버지 B 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7시30분경 50대 남성 C 씨를 태웠다.
당시 C 씨는 조수석에 앉으며 반말로 “흥해로 가자”고 했고, 이때부터 B 씨는 좋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오후 7시 50분경 목적지에 도착하자 C 씨는 갑자기 “너 손님한테 맞아본 적 있냐”고 물었고 이에 B 씨는 “그런 적 없다”고 답하며 요금을 지불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C 씨는 좌석을 뒤로 젖힌 뒤 눈을 감아버렸다.
C 씨가 계속해서 요금을 내지 않자, B 씨는 인근 파출소로 향했다. 그런데 갑자기 C 씨는 기어봉 쪽에 있는 돈가방에 손을 댔고, B 씨는 운전하면서 이를 제지했다. C 씨는 돈가방을 운전석으로 던지며 택시 운행을 방해했다.
이후 오후 8시 1분경부터 C 씨는 운전 중인 B 씨의 귀를 잡아당기고 비틀더니 주먹으로 얼굴을 7차례 가격했다. 주머니에서 차 열쇠로 추정되는 물건을 꺼내 손에 쥐고 B 씨의 얼굴을 때리기도 했다.
B 씨는 폭행당하면서도 사고를 막기 위해 왼손으로는 운전대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날아오는 C 씨의 주먹을 막았다. 결국 B 씨는 아무도 없는 길가에 택시를 멈춰 세운 뒤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 당시 그의 얼굴은 피범벅이 된 상태였다.
경찰 조사에서 C 씨는 자신도 손가락을 다쳤다며 쌍방 폭행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이에 “아버지는 C 씨를 폭행한 적 없다.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며 “아버지는 이마와 눈 옆, 눈 밑, 콧등 피부가 찢어졌고 코뼈도 부러졌다”고 토로했다.
피부 봉합 수술을 받은 B 씨는 코뼈 수술도 앞두고 있다.
승객 C 씨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일방적으로 내가 (때린 건 아니다)”라며 “B 씨가 목적지를 제대로 가지 않아 실랑이를 벌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A 씨는 이같은 인터뷰에 “택시 기사가 목적지를 잘 못 찾아서 폭행했다는 게 말이 되냐. 그렇다고 해도 사람을 피투성이로 만들어도 되냐”며 “C 씨를 엄벌에 처하게 하고 싶다. 더 이상 택시 기사가 폭행당하는 일이 없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사연을 들은 누리꾼들은 “쌍방 폭행이 아니라 살인미수 아닌가”, “인간의 탈을 쓴 짐승 같다.”, “이건 쌍방 폭행이 성립될 수가 없다. 강력한 처벌 원한다는 의사를 제대로 전달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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