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갑자기 쓰러진 상주가 옆 빈소 조문객의 침착한 응급조치 덕분에 목숨을 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알고보니 이 조문객은 서울시에서 근무하는 베테랑 간호직 사무관이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는 ‘서울시청 이영옥 간호사님 오빠를 살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지난달 26일 이모님이 돌아가셔 장례식장을 방문했는데 상주인 이종사촌 오빠가 슬픔과 충격에 갑자기 쓰러졌다”며 “몸에 경련이 오고 근육들이 경직돼 결국에는 숨을 쉬지 못하는 응급 상황이 발생해 일단 119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119) 대원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하고는 있었지만 얼굴과 손이 이미 보라색으로 변할 정도로 상황은 급격히 안 좋아졌다. 그때 어떤 한 여성분이 ‘간호사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뛰어 들어왔다”고 했다. 자신을 간호사라고 밝힌 이 여성은 쓰러진 남성의 셔츠 단추를 풀고 다리를 세우라고 지시한 뒤 심폐소생술을 했다. 그러자 쓰러졌던 남성의 맥박과 호흡이 돌아왔고 의식을 찾았다.
위급 상황에서 남성을 살려낸 이 여성은 서울시 행정국 공무원이자 간호사인 이영옥 사무관(56)이다. 이 사무관은 서울시립병원과 자치구 보건소 등에서 30년간 근무하다 올 1월부터 서울시 건강팀에서 간호직 사무관으로 일하고 있다.
이 사무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옆 빈소에서 다급한 소리가 들려 본능적으로 응급 상황임을 감지했다”며 “곧바로 달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환자의 손목과 경동맥을 짚어보니 맥박이 뛰지 않고 호흡도 없어 바로 심폐소생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며 “위급 상황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으므로 시민들도 정확한 심폐소생술 방법을 익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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