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주요대학 합격생들
수학 등 핵심과목 수능-내신 등급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성적 좋아
202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대폭 늘어난 무전공 선발 전형이 고교 문과생들보다는 이과생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과생이 수학 등 핵심 과목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및 내신 모두 문과생보다 성적이 좋기 때문에, 이들이 ‘무전공’이라는 하나의 리그에서 경쟁할 경우 문과생들이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 수시 합격자 내신 등급, 이과생이 더 높아
9일 종로학원이 최근 3년간 주요 대학 모집단위별 합격생들의 점수, 등급을 분석한 결과 수시모집 학생부교과전형 및 학생부종합전형 모두 고교 이과 출신 합격생들의 내신 등급이 문과생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학년도 서울권 대학 수시 합격자들의 경우 학생부교과전형은 이과생이 평균 내신 2.22등급, 문과생이 2.45등급이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이과생이 2.76등급, 문과생이 3.11등급이었다. 2023학년도 역시 학생부교과전형 합격생들은 이과 2.15등급, 문과 2.34등급이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이과 2.64등급, 문과 3.00등급이었다. 합격자 집단의 내신 등급을 분석했더니 이과 출신 학생들의 성적이 더 좋았다는 뜻이다.
각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4학년도 수시모집 결과에서도 이과 출신 학생들이 주로 진학하는 자연계열의 합격선이 문과생들이 진학하는 인문계열보다 더 높았다.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등의 학생부교과전형 합격선은 자연계열이 인문계열보다 높았다. 경희대, 고려대, 한양대는 학생부종합전형도 자연계열 합격선이 더 높았다.
● 무전공 입시에 ‘문과 불리’ 우려
이과생과 문과생의 이러한 학력 차이는 무전공 선발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무전공 선발이란 특정 전공 없이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이 2학년에 올라갈 때 자신의 전공을 선택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두 가지 유형을 제시했는데, 1유형은 의학계열과 사범계열을 제외한 모든 전공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2유형은 입학할 때 소속된 단과대나 계열 내에서 전공을 선택한다. 현 정부는 학생의 전공 선택권 보장과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무전공 선발 확대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현 고3이 치르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 주요 대학 73곳은 신입생 중 28.6%(3만7935명)를 무전공으로 선발한다.
특히 무전공 1유형은 자연계열, 인문계열 어디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에 고교 문·이과생이 함께 경쟁하게 된다. 이미 일선 고교에서는 형식적인 문·이과 구분이 사라졌지만, 수능 수학 및 탐구 영역 선택과목이나 진학을 희망하는 학과 등으로 문·이과를 구분하고 있다. 고득점에 유리한 수학, 과학 등에서 이과생들이 유리하기 때문에 문과생들은 무전공 입시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5학년도에 1유형을 신설한 서울 지역 대학은 국민대 828명, 상명대 530명, 숭실대 439명, 성균관대 280명, 한양대 250명, 서강대 157명, 고려대 131명 등이다.
장기적으로는 무전공 선발 자체가 ‘이과생만의 리그’로 변할 우려도 제기된다. 입시에서도 이과생들이 유리하고, 전공 선택 때도 인문계열 학과보다는 취업에 유리한 자연계열 및 이공계열 학과에 학생들이 쏠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무전공 1유형은 이과생 합격 비율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문과생이 지원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유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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