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을 노리고 가족들을 잔혹하게 살해해 19년 전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엄여인 보험 연쇄 살인 사건’이 ‘그녀가 죽였다’ 엄여인 편을 통해 지난 10일 선공개됐다.
‘그녀가 죽였다’는 STUDIO X+U와 MBC가 공동 제작한 크라임 팩추얼 시리즈로, 6화 1.2부에서는 ‘엄여인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 엄인숙의 친오빠이자 양안 실명 피해자 엄 모씨가 19년 전 악몽 같던 그날을 증언한다.
검거 당시 29살이었던 엄인숙은 2000년 5월부터 2005년 2월까지 3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2006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보험설계사 출신의 엄인숙은 보험금을 타기 위해 남편과 형제, 어머니까지 범행 타깃으로 삼았다. 첫 범죄 대상은 첫 번째 남편이었다.
엄인숙은 두 번 결혼했는데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바늘로 눈을 찔러 멀게 했고, 얼굴에 끓는 기름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가 하면 흉기로 배를 찌르기도 했다. 그는 남편들을 죽인 뒤 거액의 보험금을 챙겼고, 심지어 시댁의 의심을 피하고자 영혼결혼식을 올렸다. 첫 번째 남편은 27살, 두 번째 남편은 29살로 생을 마감했다.
2003년 11월에는 친오빠에게 술을 마시자고 불러낸 뒤 우울증 치료제를 탄 술을 먹이고 양 눈에 염산을 부어 실명하게 했다. 이후 2004년 4월 입원 중인 친오빠의 링거 호스에 기관지 확장제와 약을 넣어 죽이려다 미수에 그쳤다.
엄인숙의 친오빠는 방송을 통해 “아직도 사람들한테 말을 못 한다. 차라리 그냥 모르는 사람이었으면”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동생이 술 한 잔 먹자고 그래서 술을 한잔했는데, 그다음부터 기억이 없었다”며 범행이 일어난 날을 떠올렸다.
또 그는 친어머니의 눈을 바늘로 찔러 실명하도록 하는가 하면 세 들어 살던 아파트에 불을 질러 집주인을 죽이거나 가사도우미 집을 방화하고 지인도 실명시켰다.
어머니와 친오빠는 “(엄인숙은) 사회에 나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키 170cm에 빼어난 미모, 조용한 성격 덕분에 그의 범행을 주변에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를 취조한 담당 형사는 한 방송에서 “당시 동료 형사는 연예인을 많이 보곤 했지만 저런 미인은 처음 봤다고 했다”고 전했다.
강남경찰서 오후근 형사는 “다소곳하고 부잣집 딸처럼 고급스러워 보이는 미인형이었다. 탤런트라고 볼 정도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 역시 ”신뢰감을 주는 타입의 얼굴이었다“며 그를 직접 만났던 당시를 회상했다.
엄인숙의 범행은 동생이 “누나 주변에는 안 좋은 일들만 생긴다.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는다”고 경찰에 털어놓으면서 밝혀졌다. 엄인숙은 현재 청주여자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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