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비대위원장 “전면 휴진은 마지막 몸부림…전공의 처분 취소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11일 14시 45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전체 휴진’을 결의한 가운데 7일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6.7/뉴스1
의료계가 다음 주 대학병원부터 동네의원까지 전면 휴진(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가 휴진으로 인한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고 의대 교수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상황이라 정부와는 입장 차가 크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전면 휴진 결의는 그간의 (의료계) 요청에 제발 귀 기울여 달라는 저희의 마지막 몸부림”이라며 “의사에게도 직장 선택의 자유를 보장해 달라는 외침”이라고 썼다. 앞서 6일 서울의대 비대위는 17일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가 무기한 전면 휴진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강 위원장은 “명령 ‘취소’가 아닌 ‘철회’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을 100여 일간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현행법 위반의 범법자 신세로 남겨두는 것”이라며 “전공의가 복귀하더라도 다시는 집단행동에 참여할 수 없고, 사직 진공의는 다른 곳에서 일하더라도 정부 결정에 따라 언제든 면허정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오고, 필수과에 전공의가 지원하겠느냐”고 정부 조치를 비판했다.

강 위원장은 휴진과 관련해선 “외래 진료와 정규 수술이 중단되겠지만 교수들이 환자 곁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휴진 기간 응급실, 중환자실 등의 필수 부서 진료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내부에서는 휴진을 만류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10일 의대 교수들을 향해 “휴진을 보류하고 진료와 교육 현장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서울대병원 이사장인 유 총장은 “현장을 지키면서 의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 그리고 대학과 병원을 통해 소통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저와 학교 그리고 병원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서울의대 비대위뿐 아니라 의협과도 물밑 접촉을 통해 총파업 결의를 철회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증원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는 의협과 견해차가 커 협상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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