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건축 시범마을 사업 박차
포항 등 8개 시군 50∼100채 규모
일자리-문화 등 결합한 주거단지
청년층, 중장년 은퇴자 정착 유도
안동엔 워케이션 하회 과학자마을
경북도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마을형 주거복합단지를 조성한다. 일자리, 문화, 교육, 주거 기능을 집적화해 청년층과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은퇴자의 정착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경북도는 11일 포항과 경주, 김천, 구미, 문경, 경산, 고령, 성주 등 8개 시군에 천년건축 시범마을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시범마을 명칭은 산업화 시대에 따라 실용성과 경제성 위주로 짓던 기존 건축 개념에서 벗어나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예술 작품이자 1000년 이상 이어질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우선시하자는 의미로 지었다. 그래서 사업 슬로건도 ‘어떤 사람이 살게 되더라도, 시대가 변하더라도, 다시 짓게 되더라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 건축’으로 정했다. 건축 자재도 천년건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장기간 유지될 수 있는 고급 자재를 이용해 짓는다.
천년건축 시범마을은 10만 ㎡ 이하의 용지에 50∼100채 규모로 조성한다. 생산공동체형과 복합 은퇴촌, 산업연계형 등의 유형으로 구분해 삶과 일자리, 문화를 결합한 주거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집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탄소마이너스 제로에너지 주택으로 짓는다. 마을 안에 장수의학 클리닉 및 건강검진 서비스도 갖춘다. 다목적광장과 스포츠시설 등 마을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도 다양하게 지을 계획이다.
천년건축 시범마을은 포항시 동해면 청년보금자리 및 복합 은퇴촌을 비롯해 경주시 천군동 복합 휴양형 은퇴촌, 김천시 농소면 혁신도시 공공기관과 연계한 복합 은퇴촌, 구미시 양호동 금오공대 캠퍼스 혁신파크 연계사업, 문경시 마성면 촬영지 인근 예술인마을, 경산시 백천동 도심지 인근 예술촌, 고령군 다산면 인근 산업단지와 연계한 상생마을, 성주군 선남면 인근 대도시와 연계한 생활 SOC 조성 사업 등 지역 특성에 맞춰 다채롭게 조성한다.
경북도는 올해 4월 마스터플랜 수립을 완료하고 8개 시범마을에 대한 지구단위계획과 설계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2차 사업 대상지를 공모해 선정까지 마칠 계획이다. 도는 또 천년건축 시범마을 사업의 또 다른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는 안동시 하회 과학자마을 조성사업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설계가 마무리되면 도청 신도시 호민지 일대 2만8000㎡ 용지에 약 50채 규모의 주거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 마을은 은퇴한 과학기술인들이 연구나 강의를 하고 새롭게 창업을 계획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워케이션(Workation·일과 휴가를 병행한다는 뜻)이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연구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도는 은퇴 과학기술인들을 대상으로 연구 계획과 지역 발전 방안 등을 심사해 마을에 입주할 50여 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유명 건축가인 승효상, 김영준 씨가 설계를 맡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40여 년 동안 아파트가 주거 공간으로서 생활환경 문화를 견인했다면 앞으로는 자연환경에 순응하고 지역 문화와 함께하는 새로운 시각의 주거 정책이 필요하다. 인구소멸지역 세컨드 홈 세제 특례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천년건축 시범마을을 성공적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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