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깔고 슬리퍼 신는데… 매일 밤 웅~웅~ 딱! 우퍼 스피커 보복[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12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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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최근 서울 강서구의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 시비가 일어 한 40대 남성이 이웃을 폭행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살인까지는 아니더라도 크고 작은 관련 사건이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층간소음은 말그대로 국민적 고충 사안입니다. 공사비가 올라가는 한이 있더라도 하루 빨리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위층의 층간소음에 화가 나서 고무망치를 두드리다가 그것도 안되면 우퍼스피커를 구입해 보복소음을 내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는 스토킹범죄로 처벌 받은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 사례는 실제 있었던 사례입니다. 층간소음으로 고민하시는 분은 메일(kkh@donga.com)으로 사연을 주시면 전문가들과 상의해 해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사례:같은 시간대에 같은 소음이…우퍼스피커 보복인데 증명 못해 답답

충북 청주의 한 임대 아파트에 4년째 살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석 달 전 30대 여자가 혼자 아래층에 이사를 왔습니다. 한 달쯤 지나 그 여자가 시끄럽다고 밤에 3번 찾아 오더라고요. “미안하다. 조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관리소 통해 우리 집이 시끄럽다고 민원을 넣었습니다. 재차 “죄송하다”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더욱 죄인같은 마음으로 사과했습니다.

없는 살림에 카페트도 깔고 슬리퍼도 착용하며 조용히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늦은 밤에도 올라오고 주말에는 쉬고 있는데 올라와서는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을 두드립니다. 어느 날은 현관문에 소음피해 시간대를 적어 두었길래, 자세히 보니 제가 없는 낮 시간대였습니다. 정말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고 겁도 나고 해서 관리소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출동한 경찰은 아래층에게 “자꾸 이런 신고가 접수되면 스토킹 범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주의를 준 모양입니다. 그 뒤로 아래층이 찾아오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한 달전부터인가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냉장고에서 날 법한 웅~웅~하는 소음과 딱! 딱!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매일 같은 시간대에 같은 소음이 발생합니다. 웅~웅~ 딱! 딱! 하는 소음이 매일 나니 잠도 잘 못자겠고, 이제는 밤 11시만 되어가면 심장부터 답답해지고 환청까지 들리는 기분입니다. 어느 정도의 잠을 자고 출근을 해야하는데 새벽에 몇 번이고 깨는 통에 수면이 부족해서 요즘은 거의 비몽사몽으로 회사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웅~웅~ 딱! 하는 소리가 일정하고 반복적으로 들립니다. 집중도 안되고 답답한 마음에 녹음해두고 다음날 위층에 찾아갔더니, 위층은 그 시간에 자고 있었고, 안방에 냉장고를 두지도 않았을뿐더러, 당최 처음 듣는 소리라고, 본인들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 때 불현듯 이게 층간소음 유발하는 우퍼스피커인가? 하고 검색을 해봤더니 반복적이고 웅웅하는 소리가 일정하게 난다면 우퍼스피커일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주말 내내 외출도 않고 일부러 바닥을 치고 소음을 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웅~웅~딱~딱 하는 소음이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동일하고 반복적으로 계속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음이 들릴 때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들어보니 소리가 정말 일정하게 울리고 반복되며, 밤에 들리던 소리와 동일합니다. 그래서 바로 아래층으로 갔는데, 아래층에는 아무도 없었고, 집에 올라왔을 때는 소리가 잠시 그치는 듯 했지만, 밤 11시 되니 소음이 동일하게 또 들립니다. 우퍼 스피커를 틀어놓고 본인은 집을 비우고 외출을 하는건지 일을 하러나가는 건지 모르지만 집을 나가는 소리는 들었습니다. 일부러 우리집에 대고 우퍼스피커를 사용 하는 것 같은데, 이걸 잡을 방법이 있을까요? 저도 우퍼 스피커를 구입해서 사용하면 아래층에서 느끼는게 있지 않을까요? 너무 소음이 심한 날은 고무망치로 바닥을 가격했지만, 제가 더 힘듭니다. 밤 11시에 아래층에 찾아가서 우퍼 스피커 트는지 들여다 볼 수도 없고, 늦은 시간에 찾아갔다가 괜한 봉변 당할까봐 그것도 겁나고 미치겠습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

몇 년전부터 층간소음의 보복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많아지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방법이 우퍼스피커입니다. 공사소음, 괴성, 귀신소리까지 스피커 소리도 다양합니다. 그러나 보복소음은 ‘재보복’소음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갈등이 더 심각해 질 수 있습니다.

민원인께서는 우선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통해 아래층에서 문제시 하는 정확한 소음원과 피해시간대를 파악하시고, 더불어 아랫집 거주자와 연락처를 교환하시기 바랍니다. 직장 출근 등으로 집에 없을 때 아랫집이 연락을 하면, 집에 없음을 문자로 알려줘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통해 민원인의 집이 비었음을 확인시켜 주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우퍼스피커의 소리는 공기전달음인데, 주로 현관문과 화장실을 통해 인근 세대로 전파됩니다. 따라서 현관문 부근에 중문 설치를 하고, 이와 함께 화장실 문에는 문풍지 설치를 하고, 화장실 안의 환기구를 비닐 등으로 막으면 소음저감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로 우퍼 스피커로 보복소음을 발생하여 위층 거주자에게 피해를 준 아래층 거주자에 대해 법원이 스토킹 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협의로 벌금 700만원, 40시간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받도록 한 판결이 있습니다.


#층간소음#보복 소음#우퍼 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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