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짓수 국가대표 꿈꾸던 17세, 뇌사장기기증으로 새 생명 주고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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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6월 12일 10시 08분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주짓수 국가대표를 꿈꾸던 17세 소년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뒤 뇌사장기기증으로 타인에 새 생명을 주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5월 19일 부산대학교 병원에서 박유현 군(17)이 뇌사장기기증으로 1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되어 떠났다”고 12일 밝혔다.

박 군은 지난 5월 16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로 응급실에서 치료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되었다. 가족의 기증 동의로 박 군은 뇌사장기기증으로 간장을 기증하여 한 명의 생명을 살리고 가족과 이별하게 됐다.

창원에서 3남 중 첫째로 태어난 박 군은 활달하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다정다감한 아이였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5살 때부터 태권도를 배우다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주짓수를 배우기 시작하여, 지역대회에 나가서 금메달 2회, 은메달 3회 등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박 군은 주짓수 국가대표가 되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꿈이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꿈을 다 펼쳐보지도 못하고 떠난 것에 가족들은 큰 슬픔에 빠졌지만, 몸의 일부라도 이 세상에 남아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게 하고 싶은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박 군의 아버지는 “유현아, 하늘나라에 가서는 여기에서 못다 핀 꿈을 다 펼쳐. 항상 자신감 있게 최고라고 생각하던 네가 늘 그립고, 자랑스럽구나. 다음 생에도 아빠, 엄마의 아들로 태어나줘서 끝까지 함께 행복하게 지내자. 사랑하고 보고 싶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즐겁고 행복해야 할 10대 어린아이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것도 힘든 일인데, 다른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생명 나눔에 함께 해주신 유가족에게 감사드린다. 박 군의 숭고한 생명 나눔과 유가족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뇌사장기기증#주짓수#국가대표#장기조직기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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