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불합격’ 엘베 멈춘 아파트…80대 할머니, 계단서 앉고 쉬고 진땀

  • 뉴스1
  • 입력 2024년 6월 12일 12시 33분


엘리베이터 운행 중단 사태가 일어난 아파트에서 계단을 오르다 지친 80대 어르신이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SBS 갈무리)
엘리베이터 운행 중단 사태가 일어난 아파트에서 계단을 오르다 지친 80대 어르신이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SBS 갈무리)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가 엘리베이터 정밀안전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서 엘리베이터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고층 주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운행이 재개되려면 9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11일 SBS에 따르면 인천 중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지난 5일부터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단했다. 정밀안전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서 600여 세대가 사는 8개 동 엘리베이터 24대가 일제히 멈췄다.

고령층 거주자는 지난 일주일간 아예 외출을 하지 못하는 일도 발생했다. 12층에 사는 80대 김준열 할머니는 진료가 예약된 병원에 다녀온 후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계단을 올랐다. 할머니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앉고, 쉬고, 오르는 것을 반복했다.

실내에서도 보행 보조기를 쓰는 5층 이순덕 할머니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렇게) 살 수가 있느냐”며 “입이 다 바싹바싹 마르고 죽겠다”고 말했다.
(SBS 갈무리)
(SBS 갈무리)

고령층이 아니어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택배와 음식 배달까지 끊긴 가운데, 엘리베이터 부품 수급이 늦어져 공사를 하려면 3개월 넘게 기다려야 해 주민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해당 아파트 단지가 엘리베이터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3년 전에도 불합격을 받았는데, 조건부로 연장 운영해 오다 결국 전면 중단 사태를 맞았다.

지난 2017년 승강기 관련법이 개정되면 법 개정 이전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들이 한층 까다로워진 정밀안전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사례가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다.

이에 수리 계획을 제출한 곳에 한해 엘리베이터를 임시 운영하게 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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