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와 충북대 의대·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무기한 휴진 방침을 밝힌 서울대 의대·병원의 움직임에 동참한 것이다. 환자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진료를 거부하는 의사와 교수에 대한 고소,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연세대-충북대 의대 교수들 “무기한 휴진”
12일 연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부터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등을 제외한 모든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비대위가 9~11일 진행한 투표에서 총 투표자 735명 중 531명(72.2%)이 “무기한 휴진에 찬성하며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연세대 의대 산하에 있는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의 하루 외래 환자는 1만 명에 달한다. 비대위는 정부를 향해 전공의들에 대한 업무개시 명령과 진료유지 명령을 취소할 것과 의대생 휴학계 수리를 허용할 것 등을 요구했다.
같은 날 충북대 의대·병원 비대위도 임시총회를 열고 응급실, 중환자실 등을 제외한 외래진료 등을 무기한 휴진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휴진 시작 시점은 논의를 거쳐 다시 정하기로 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이 ‘17일부터 무기한 휴진’ 방침을 밝힌 가운데 무기한 휴진 또는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18일 하루 휴진’에 동참하는 대학병원은 갈수록 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등 8개 병원이 소속된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18일 전면 휴진에 동참하며 무기한 휴진 여부는 정부 대응을 지켜본 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12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등이 소속된 울산대 의대 교수 비대위도 “11, 12일 설문조사에서 93.7%가 찬성했다”며 18일 휴진 동참 방침을 밝혔다. 무기한 휴진에 대해선 “추가 논의를 하겠다”고 했다. 전국 40개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12일 오후 정기 총회를 열고 18일 휴진에 참여하기로 했다. ● 환자단체 “휴진 동참 의사 엄벌해야” 분개
대학병원 휴진이 현실화되면서 환자 단체의 반발도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폐암환우회 등 6개 단체가 속한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후문에서 집단 휴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8년째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김태현 한국루게릭연맹회 회장은 “의사집단이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와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조직폭력배와 같은 의사들의 불법 행동을 엄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변인영 한국췌장암환우회 회장도 “가족이 죽어가도 참고 숨죽여 기다렸지만 그 결과는 교수님들의 전면 휴진이었고 동네 병원도 문을 닫겠다는 것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환우들이 왜 의료법을 위반하고 진료를 거부하는 의사들을 고소, 고발하지 않느냐고 전화하고 있다”며 향후 고소, 고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간호사와 임상병리사 등이 주축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이날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5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정부는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 달라”고 했다.
한편 서울대 의대·병원 비대위 관계자는 “정부에 대화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혀 조만간 의료공백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1일 기준으로 수련병원에서 출근한 전공의는 1025명으로 전날 1036명에서 오히려 11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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