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폴리스 20주년, 새 비전 선포
2004년부터 태화강 수질개선 사업… 멸종위기종 사는 ‘생태계 요람’ 변모
사람-자연-산업 공존하는 도시 목표… 생태문화도시 등 4가지 과제 설정
‘태화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비약적인 성장을 해온 울산시가 ‘에코폴리스 울산 선언’ 20주년을 맞아 녹색환경 산업 도시로의 성장을 선포했다. 산업과 환경이 상생하는 세계적 생태산업도시로의 발전사를 새롭게 써 나가는 큰 걸음을 시작한 것이다.
7일 오후 태화강 국가정원 야외 공연장 일원에서 에코폴리스 울산 선언 2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기업체 대표, 환경단체, 시민 등 1000명이 모인 이 자리에서 김두겸 울산시장은 “에코폴리스 20년, 태화강은 세계가 놀랄 만한 기적의 상징이 됐다. 산업과 사람, 자연이 지속적으로 공존하는 녹색산업 도시 울산을 완성해 나가겠다”면서 새로운 미래 비전을 선포했다.
우리나라 2호 국가정원이 들어선 태화강은 산업화와 도시화라는 물결 속에 20년 전까지만 해도 ‘죽음의 강’으로 불렸다.
1962년 8만 명의 작은 농어촌 도시가 인구 100만 명이 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수도로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연장 47.5km)은 오염되기 시작했다. 1급 수질을 자랑하던 강은 각종 오폐수가 흘러들면서 생명력을 잃어갔다. 먹물같이 시커먼 강물이 흐르는 강가에는 보기에도 역한 기름띠가 떠다녔고, 곳곳에서 오수가 흘러들어 악취가 진동하고 물고기가 수시로 떼죽음을 당했다. 1996년에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이 L당 11.3ppm으로 공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5급수 이하, 등급 외 판정을 받았다.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은 울산은 2000년대에 접어들어 태화강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울산시는 2004년 에코폴리스 울산을 선언했고, 일반 시민들과 기업체까지 수질 개선 사업에 동참했다. 사업비만 국·시비를 포함해 총 9000억 원이 투입됐다. 그 결과 생명력이 상실됐던 태화강은 ‘생태계의 요람’으로 변모했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전국의 하천 가운데 최고 수준의 수질을 회복한 태화강은 2008년 생태경관 보전 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국내 두 번째 국가정원, 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 서식지 등재, 유네스코 생태 수문학 시범유역으로 선정됐다. 태화강은 현재 멸종 위기종인 수달과 삵, 백로와 떼까마귀 등 7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에코폴리스 울산 선언’은 행정의 뚜렷한 의제 설정과 시민과 기업 등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성과로 평가받았다.
이번에 선포한 미래 비전은 기후위기에 대응해 환경과 산업을 조화롭게 발전시키고 풍요로운 자연과 안전한 환경 속에서 모든 세대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데 목적을 둔다. 4가지 세부 비전은 △환경과 산업이 상생하는 녹색산업도시 △아름다운 자연을 누리는 생태문화도시 △시민이 안전하고 건강한 안전건강도시 △기후위기에 강한 회복탄력도시 등이다.
김 시장은 “그동안의 성과를 재조명하고 녹색산업도시, 생태문화도시, 안전건강도시, 회복탄력도시를 목표로 환경과 산업이 함께 상생하는 세계적인 녹색산업 도시로 도약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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