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경지냐?”…커뮤니티에 무심코 올린 이 말, 사회복지사 눈물 ‘왈칵’

  • 뉴스1
  • 입력 2024년 6월 13일 11시 26분


(유튜브 채널 ‘씨리얼’ 갈무리)
(유튜브 채널 ‘씨리얼’ 갈무리)
‘느린 학습자’라고도 불리는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인터넷상에서 경계선 지능인이 비하 의미로 쓰인다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최근 CBS 유튜브 채널 ‘씨리얼’에는 ‘인구 100명 중 14명이라는 경계선 지능인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 지수(IQ)가 71~84로 지적장애(IQ 70 이하)는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다. 장애로 분류되지 않고 사회적 인식도 낮아 교육·복지 혜택을 받지 못한다. 전 세계 인구의 14%가 경계선 지능인으로, 우리나라의 경우는 약 7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서민정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장애인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고등학교 시기부터 특수학급에서 직업 체험을 하든가 혹은 직업을 탐색하고 적성을 알아보는 시간이 있는데 사실 일반 학급에서는 대입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지, 진로 적성 탐색과 관련된 부분은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계선지능인은) 일반인에 속하기 때문에 (일반 학급에서) 적성도 진로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대입을 준비하는데 대입은 떨어지고 고등학교 졸업 후에 갈 곳이 없는 그런 상황들에 많이 놓여 있었고 아르바이트를 지원해서 합격한다고 하더라도 금방 짤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저희 남편은 저를 만나기 전에 경계선 지능인이라는 개념을 아예 몰랐다. 어느 날 갑자기 ‘경계선 지능인이 정말 사람들한테 많이 알려졌나 봐’라고 얘기를 하더라. ‘왜? 제도 새긴대?’ 이렇게 흥분해서 얘기했더니 게임 커뮤니티를 하는데 사람들이 옛날에는 ‘장애인이냐?’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경지냐?’ 이렇게 말을 한다더라. 담당자로서 너무 울컥하더라”라며 눈물을 보였다.
(유튜브 채널 ‘씨리얼’ 갈무리)
(유튜브 채널 ‘씨리얼’ 갈무리)

이어 “나무위키에 경계선 지능인 정의에 대해 적혀 있지 않나. 거기에 ‘경계선 지능인 여자애들은 백치미가 있어서 다루기가 쉽다’ 이런 식의 글이 적혀 있어서 제가 너무 화가 나서 삭제 요청을 했던 경험도 있다”고 밝혔다.

서 복지사는 “경계선 지능인이 또 다른 혐오의 단어로 된다는 게 너무 속상했고 (제가) 유튜브 채널들을 많이 보는데 (경계선 지능인들이) 모자란다는 식으로만 나와서 사실은 그렇지 않고 교육을 받으면 우리하고 똑같이 생활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은 전혀 고려되지 않더라”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경계선 지능인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되는 ‘청년밥상문간’ 5호점인 ‘슬로우점’을 오픈한 이문수 신부는 “이분들의 특성은 굉장히 성실하다. 내가 할 수 있고 배운 것이라면 그 과정이 조금 오래 걸리긴 하지만 열심히 하시고 잘 하려고 하신다. ‘이분들도 (그런) 마음은 똑같구나’ 라는 걸 생각하게 되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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