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집단휴진 균열]
‘F학점 받아도 추후 수강 가능’ 방침
“유급 안되는데 누가 돌아오냐” 지적
이주호 “동맹 휴학 승인땐 엄정 대처”
정부는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에 대해 1학기에 수업을 안 들어도 2학기나 내년 이후에 들을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을 14일 밝혔다.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인데 이를 두고 ‘의대생 조기 복귀 가능성을 더 낮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학생 1명이라도 유급되지 않게 최선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의대 대부분은 규정상 전공과목 하나라도 F학점을 받으면 학기말에 유급이 결정된다. 교육부는 ‘비상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통해 각 대학 유급 결정 시기를 학년말(내년 2월)로 늦추고 1학기 수업을 2학기에도 운영하게 할 방침이다. 1학기에 수업을 전혀 안 들어 F학점을 받아도 2학기에 수업을 몰아 들으면 내년에 정상적으로 학년이 올라가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교육이 안 된 부분을 의대 과정 6년 중 언제라도 이수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도 했다. 올해 예과 2학년인 경우 못 들은 과목이 있어도 본과 1학년으로 올라가게 해주고 졸업 전에만 들으면 되게 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날 발표를 두고 교육계에선 “6개월, 1년 쉬어도 유급을 안 시킨다는데 누가 교실로 돌아오겠느냐”며 오히려 의대생 조기 복귀를 막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다른 단과대와 비교해 ‘과도한 특혜’로 “국민 생명을 다루는 의대 교육을 몰아서 날림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은 국가 재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부총리는 일부 대학이 “유급을 막기 위해 휴학을 승인해야 한다”고 요청한 걸 두고선 “안 된다. 동맹 휴학을 승인하면 엄정 대처하겠다”며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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