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가며 당분간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평년 비슷한 시기보다 기온이 2, 3도 더 높은 것인데 기상청은 19일 제주에 내리는 비로 장마가 시작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후변화로 과거처럼 넓은 지역에 광범위하게 내리는 장마가 아닌 국지성 호우 성격을 띤 극한호우가 지난해에 이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주도 낮 최고 34도 불볕 더위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 주 중반까지 전국이 서해 남부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더울 것으로 보인다. 17일 낮 최고기온은 서울 31도, 대전 광주 32도, 강원 강릉 33도 등으로 예상된다. 18일은 더 더워져 서울 대전은 32도, 광주는 33도까지 오르고 대구와 경남 창원 등은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간다.
기상청은 “17, 18일 모두 내륙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30도 이상, 경상권은 33도 이상이 될 것”이라며 “체감온도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1도 이상으로 예상되니 폭염예보 등을 참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6월부터 한여름에 가까운 더위가 나타나는 이유가 평년보다 높은 해수면 온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올봄 높았던 서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 등의 해수면 온도 때문에 고기압이 형성돼 한반도로 뜨거운 수증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여름 더 많이, 더 세게 퍼붓는다
19, 21일 제주 지역에는 비 소식이 있다. 제주의 평년(1991~2020년) 장마 시작일이 6월 19일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비가 장마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직 북태평양고기압이 일본 남쪽 먼바다에 있고, 고온다습한 공기 덩어리도 중국 남쪽에 머물러 있어 단정할 순 없지만 일부 예보 모델에선 추후 비가 자주 내릴 것으로 보이는 형태도 관찰되고 있어 장마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7, 8월 강수량이 예년보다 적을 확률이 20%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가 더 많이 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강수량 증가 이유 역시 뜨거워진 바다 때문이다. 해수면에서 증발되는 수증기량이 많아지며 비구름대가 강력해지며 강수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는 ‘엘니뇨가 쇠퇴하는 여름’인데 이 때 동아시아 강수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올해 장마는 지난해처럼 좁은 지역, 짧은 시간에 엄청난 비가 내리는 국지성 호우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장마는 광범위한 지역에 오랜 기간 내리고 장마전선 이동에 따라 예측 가능한 것이 특징”며 “기후변화의 여파로 ‘장마’란 용어가 더이상 한반도 여름 강수 현상에 안 맞는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장마가 끝나고도 장마에 버금가거나 더 많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지구 온도가 높아진 탓에 한반도에서도 장마 전 폭염이 늘고, 7월 장마철 후에도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며 “비가 내리는 사이 폭염과 열대야가 반복될 것으로 보여 정부도 다양한 형태의 복합 재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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