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반찬 전문업체 경영자 윤모 씨(61)는 전국에 점포를 130개 넘게 운영하면서 3년간 직원 88명의 임금 약 5억 원을 체불했다. 2019년부터 고용노동부에 신고된 임금 체불 신고 건수가 200여 건에 이르고 징역 1년 2개월 등 6번이나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고용부는 16일 윤 씨와 같이 고액 임금을 상습 체불해온 사업주 194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307명에 대해서는 대출 제한 등 신용 제재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임금 체불이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월급을 제때 지급하지 않거나 퇴직 근로자에게 퇴직금 등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이번에 명단이 공개되는 사업주는 3년 내 임금 체불로 인해 2회 이상 유죄가 확정되고 1년 내 체불 금액이 3000만 원 이상인 고액·상습 체불 사업주다. 신용 제재 대상은 1년 내 체불 총액이 2000만 원 이상인 사업주다.
명단 공개 대상에는 경기 고양시를 포함해 전국에서 중국 음식점을 직영·위탁 운영하는 허모 씨(50)도 포함됐다. 허 씨는 3년간 직원 53명에게 임금 총 1억4000만 원을 주지 않았다. 징역 1년 6개월을 포함해 11차례 유죄 판결을 받고, 피해자가 재판부에 엄벌을 탄원하기도 했지만 허 씨의 임금 체불은 계속 이어졌다.
명단이 공개되는 사업주는 16일부터 2027년 6월 15일까지 3년 동안 이름, 나이, 상호, 주소(법인인 경우 대표이사)와 3년 동안의 체불액이 고용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된다. 또 각종 정부 지원금과 국가계약법에 따른 경쟁입찰에 제한을 받게 된다. 신용 제재의 경우 사업주의 성명 등 인적 사항과 체불액 등 체불 자료가 한국신용정보원에 제공돼 7년 동안 대출 제한 등을 받게 된다.
임금 체불 사업주의 명단 공개와 신용 제재는 2012년 8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2013년 9월 처음 명단이 공개된 후 이번까지 총 3354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신용 제재를 받은 사람은 총 5713명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 체불액은 총 1조78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5%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임금 체불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분기(1∼3월) 체불 임금은 5718억 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4075억 원)보다 40.3% 많다.
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임금 체불을 근절하기 위해선 체불로 인해 얻는 이익보다 손실이 훨씬 더 큰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신용 제재 확대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법 개정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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