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이 응급실·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의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 첫 날 수술실 가동률이 절반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응급·중환자와 희귀·난치 질환에 대한 진료는 유지하면서 현장에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 산하 4개 병원(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학교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교수들이 사전에 외래 진료 휴진 또는 축소, 정규 수술·시술·검사 일정 연기 등에 나서면서 평소보다 외래 진료가 절반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 2월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해 사직서를 내고 대거 병원을 떠난 후 60%대로 떨어진 수술실 가동률은 30%대로 하락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수술실 가동률이 30%대로 떨어졌다”면서 “휴진 기간에도 진료가 꼭 필요한 중증·희귀질환자 등에 대한 진료를 유지하기 때문에 진료량은 공식 집계는 어렵지만 4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대 의대교수 비대위는 다른 병원에서도 진료가 가능하거나 진료를 미뤄도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환자의 정규 외래 진료 및 수술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도 응급·중환자와 희귀·난치 환자, 분만·신장 투석 환자 등 진료가 시급한 환자들에 대한 진료는 유지된다고 알렸다.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 등 일부 과에서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휴진에 나섰지만 상당수는 진료를 유지하면서 현장에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관계자는 “진료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희귀·난치·중증 질환을 보는 교수들”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의대 교수들은 병원에 상주하며 긴급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서울대 의대교수 비대위는 진료 교수 중 55% 가량에 해당하는 520여 명이 휴진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휴진 기간 응급·중환자와 희귀·난치 질환 등에 대한 진료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해당 파트에 근무하는 교수들의 경우 휴진에 참여하는 대신 휴진 지지 성명서를 작성했다.
의대 교수 가운데 이번 사태로 첫 무기한 집단 휴진에 들어간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학교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교수들은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를 향한 행정처분 취소와 의대 증원 사태 정상화를 위한 합리적 조치를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교수 비대위는 이날 오전 서울대 의대에서 무기한 휴진을 알리는 집회를 연 데 이어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전문가 집단의 죽음’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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