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좁은 지하 방사장에 갇혀 지내온 백사자 한 쌍이 새 보금자리로 옮겨져 야외 방사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17일 대구 달성군에 있는 테마파크 스파밸리 네이처파크는 백사자 한 쌍을 들여왔다. 이 백사자는 대구 수성구의 한 실내동물원에 방치돼 있던 동물이다.
지난 7년간 2.5평(8㎡) 좁은 방사장에 갇혀 지내온 백사자는 60배 넓어진 150평(486㎡) 규모의 새 방사장의 야외 푸른 잔디를 밟으면서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였다.
첫발을 내디딘 뒤 잠시 주춤거리던 사자는 이리저리 야외 방사장을 휘저으며 냄새를 맡는 등 탐색을 시작했다.
박진석 네이처파크 본부장은 “백사자 한 쌍에 대한 피검사를 진행했다”며 “검진 결과에 따라 약물 치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만간 두 녀석이 건강하게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예쁜 이름도 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네이처파크는 지난달 26일 대구시와 협의를 통해 수성구의 실내동물원에서 76종 324마리의 동물들을 옮겨오기로 결정했다.
해당 실내동물원은 320여 마리의 동물을 사육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지난해 5월 영업을 중단했고 1년 넘게 동물이 방치돼 논란이 일었다.
새 보금자리인 네이처파크는 39만 7000㎡(약 12만 평) 부지의 식물원 내에 초대형 글라스하우스 동물원과 방사형 야외 동물원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 동물 구입을 비롯해 새로운 방사장 설치 등에 10억 원 이상이 투입된다. 이달 말 남은 동물 이송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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